청와대 국민청원 제기된 '국산 경구용 항암제'
이달 16일 '리포락셀 급여 적용, 복용케 해달라' 게재 추이 주목
2018.07.24 06:1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세계 최초 먹는 항암제 '리포락셀'의 급여화를 촉구하는 암환자들의 국민청원이 등장해 이목이 집중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화제약의 경구용 항암제 리포락셀의 급여권 진입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낮은 약가 제시로 좌절됨에 따라 주사제를 투약해왔던 암 환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 16일 청와대 코너에 게재된 '심평원의 고답적 자세와 비합리적 결정'이란 청원 글에 약 600명에 달하는 동의 의견이 잇달아 올라왔다.

가족 내 암환자가 있는 청원자는 "친척이 암 치료를 받고 있는데 항암치료의 부작용인 구토, 오심, 탈모 등으로 고생이 많다"며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들도 거의 환자처럼 살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아픈 몸을 이끌고 지방에서 서울에 있는 3차 병원을 가기 위해 새벽부터 기차와 전철을 타고 병원에 도착하면 병실이 나기만을 기다렸다가 항암 주사를 맞는다"며 "주사를 맞을 때는 움직이면 주사바늘이 흔들려 주사액이 피부로 스며들 경우 괴사될 수도 있다고 해 꼼짝도 하지 않는다"며 답답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그러던 중 대화제약에서 위암 항암제를 주사제가 아닌 먹는 약으로 개량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편리하고 부작용이 적어 나중에 위암은 물론 다른 항암제로도 개발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 대화제약이 파클리탁솔 주사제를 경구용으로 개발한 리포락셀은 지질부형제를 사용해 전처치 없이도 투여가 가능하고, 임상시험을 통해 탈모나 신경통증이 주사제 대비 유의미하게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회사가 보유한 '가용성 기반 기술(물이나 그 밖의 용매에 잘 녹지 않은 성질의 약물을 잘 녹도록 함)'을 활용하면, '도세탁셀' '이리노테칸'과 같은 주사제도 경구용으로 개발할 수 있다. 

환자들의 복약 편의성 개선, 부작용 감소 등 여러가지 장점이 있지만, 약가 협상에 실패하면서 현재 보유 중인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마저 중단될 형국이다. 

시판되지 못한 개량신약에 적용된 기술을 다른 약 개발에 활용할 경우 저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제약사 측의 주장이다.  

청원자는 "암환자들과 가족들이 힘들어 하는 상황인데도 심평원은 도무지 환자들의 고통은 고려하지 않고, 터무니 없는 약가 산정 기준을 제시하며 환자들과 제약사를 고통스럽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심평원이 이런 방식으로 일을 추진하면 한국에선 위험한 질병 치료제 개발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고답적이고, 비합리적인 사고를 가지며 오로지 규정에만 얽매여 복지부동하는 심평원 관계자의 자질도 재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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