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초대형 호재 이틀 상승 후 꺾인 주가
증권가 '국내 주식시장 하락세·한미약품 과거사례 반영·임상 3상 성공 여부' 등 전망
2018.11.08 05:3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유한양행이 기술수출 계약 체결이라는 대형 호재를 만났지만, 주가가 예상 외로 약세를 보여 그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7일 유한양행은 전일 대비 5%(1만2500원) 하락한 23만7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유한양행 우선주도 전날 보다 10.46%(2만8500원) 내린 24만40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유한양행 주가는 지난 5일 얀센 바이오텍과 비소세포폐암 치료를 위한 표적 항암제 기술이전 계약 체결 공시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다.


공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5000만 달러(약 560억원), 단계별 마일스톤 12억5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로 총 계약규모가 12억5500만 달러(약 1조4072억원)에 달하는 조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5일 장이 열리자마자 유한양행 주가는 29.78%까지 고공행진하며 상한가를 찍었다. 이튿날인 6일에도 주가가 8.23%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우선주도 5일 29.91%, 6일 19.52% 올랐다.


당분간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시장의 전망과 달리 주가 급등 이틀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다수의 증권보고서에서 유한양행의 목표가를 27만원에서 35만원까지 지정했지만 더 오를지는 미지수다.

그 원인을 두고 여러 가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국내 주식시장이 하락 국면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미국 중간선거로 인한 해외 증시 변동, 대북관계 등 굵직한 대외적인 이슈로 등락을 반복하며 위축돼 제약·바이오 시장도 덩달아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2%(10.93포인트) 하락한 2078.69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코스피지수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 코스닥지수는 1.33%(9.18포인트) 내린 682.37에 거래가 마감됐다.


코스피 의약품업종 지수도 전거래일 대비 1.77%,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는 0.97% 하락했다.

또한 3년전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 체결로 인해 한 차례 경험을 쌓은 투자자들이 학습효과가 생겨 신중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시 국내 제약사가 다국적 제약사와 직접 계약을 맺은 첫 번째 사례였기 때문에 시장의 기대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것이다. 계약을 체결한 그 해 한미약품의 주가가 8배 이상 뛰어 오른 것이 그 사실을 입증한다.

이후 베링거인겔하임은 계약을 취소하고 판권을 반환했다. 당초 계약 규모는 6억9000만 달러(약 7734억원)에 달했으나, 한미가 실제 얻은 수익은 6500만 달러(약 728억원)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역대급 계약을 체결해 주가가 급등했지만, 베링거인겔하임이 계약을 취소하면서 기술수출 자체보다 구체적인 이익 실현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보수적인 입장이 생겨 주가에 반영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한양행이 이번 계약을 통해 레이저티닙에 대한 상업적 가치를 인정 받았지만, 임상 3상이란 과제가 남았다는 점도 주가 상승폭을 제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미약품 역시 3상 조건부 허가를 받았지만,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중도에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레이저티닙도 한미약품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한양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임상시험이 꾸준히 진행될 것이고, 이를 통해 레이저티닙 가치가 더 확인될 것으로 본다. 실적이 잘 나와도 주가가 떨어진 일이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많았다"라며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봐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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