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행정법원은 의사 A씨가 제기한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 취소 소송에 있어 원고 청구 기각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난 2007년부터 2년여간 총 568회에 걸쳐 자신의 친척·친구·간호사·제약사 직원 및 종전에 내원했던 환자들의 인적사항을 이용해 그들이 실제 내원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내원해 ‘스틸녹스’ 등 최면진정제를 처방받아간 것처럼 허위 진료기록부를 작성해왔다.
또 A씨는 이같이 허위 발급한 원외처방전을 통해 본인이 스틸녹스 등을 조제받아 복용하고서도 진찰료와 약국약제비 등 요양급여비를 청구해 공단으로부터 약 2366만원 가량을 부정수급했다.
이같은 수법은 지난 2010년 3월 보건복지부가 현지조사를 통해 진료내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나면서 A씨는 총 2개월 15일의 의사면허자격정지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A씨는 ▲처분사유의 부존재 ▲재량권의 일탈·남용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처분에 대해 불복했다.
A씨는 “현지조사 시 위법사항 확인서에 서명은 했으나 형사처벌을 받고 있던 기간 중이라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궁박한 상태에서 서명한 것으로 효력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건과 관련된 형사사건에서 상당 기간 구속됐고 그로 인해 개인회생절차까지 밟았으며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도 받은 바 있다”며 “스틸렉스 복용 또한 교통사고·임신중절수술 등의 후유증으로 인한 자가치료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의사면허자격 정지 처분은 의사로서 영구히 매장되는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어 지나치게 가혹하고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모든 주장에 대해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A씨가 현지조사 시 서명한 확인서도 별달리 강박상태에 처해진 상황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확인서에는 자신의 주소뿐만 아니라 남편의 휴대전화 번호까지 상세히 기재하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교통사고 후유증에 대한 자가치료 목적으로 이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허위 처방전 발급횟수나 발급 경위 등에 비춰볼 때 위반 내용 및 정도가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하는 의사의 경우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의료질서를 현저히 훼손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엄격히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의사면허자격정지 처분으로 달성코자 하는 ‘의료질서의 확립’, ‘의료인의 윤리의식과 책임 확보’라는 공익이 A씨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며 “종합적으로 A씨 주장은 이유가 없어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