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전문의 없는 병원 인가 불허'
김승진 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장 주장, '재정 지원하되 집행방법 개선 필요'
2013.10.06 20:00 댓글쓰기

흉부외과 개원의사들이 "일정 규모 의료기관의 경우 흉부외과 전문의를 필수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전공을 살리기 어려운 흉부외과 개원가의 현실을 정부가 제대로 직시하고 현실적인 대안  마련을 거듭 촉구했다.

 

6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2013년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한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사진]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적어도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내 흉부외과 전문의가 있어야 종합병원 인가를 받도록 하는 등 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부 대학병원에서 응급실에 흉부외과 의사의 수술 및 관리를 적기에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가 이따금씩 발생하고 있다. 대학이나 전문병원 등을 벗어나면 흉부외과 전문의를 만나기가 거의 어려운 실정이다.

 

김 회장은 “병원에서 흉부외과 의사가 없어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정·재·영으로 대변되는 오늘날의 인기과가 법적인 변화와 맞물렸듯 흉부외과 역시 법적 제도화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흉부외과 의사들에 대한 인식 개선 이뤄져야"

 

이어 “수술뿐만 아니라 수련기간 동안 응급·중환자 관리를 해오고 있는 흉부외과 의사 역할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종합병원에서도 흉부외과 의사들의 역할이 충분하고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원가에서 흉부외과 전공을 살린 전문의들은 약 5% 남짓일 뿐 대다수가 일반의로 활동하거나 미용성형을 내세워 진료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흉부외과 개원 현실에 대한 인식이 없다보니 공론화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그는 “일부 교수 중에서는 ‘왜 흉부외과 의사가 개원을 하는지 모르겠다’, ‘개원한 의사도 있느냐’는 식으로 반응한다”면서 “마치 마리 앙뚜아네트가 배고파 빵을 요구하는 프랑스 시민들에게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라’고 한 것과 다를 바 없다. 현실 인식 차가 너무 크다”고 답답해했다.

 

이처럼 전공을 살리지 못하는 흉부외과 의사들이 많아지고, 갈수록 전공의와 전문의 배출 수가 급감하면서 정부에서도 수가 인상과 보조금 제도 등을 도입했지만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승진 회장은 “중앙으로 환자들이 몰리는 등 의도치 않게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더 심화됐다”면서 “흉부외과 전공의 확보 등을 위해 그 예산이 제대로 활용되도록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회장은 또한 “전공의 확보를 위해 재정을 지원하되 집행 방법을 개선했으면 한다”면서 “개원가로 나온 의사들이 지금의 모습을 상상하고 흉부외과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작금의 현실은 국가적으로도 불행한 일이다. 현실적인 방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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