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장비 수가인하 소송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신 복지부가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본지 확인결과 보건복지부는 최근 법률자문을 토대로 내부 논의를 진행한 결과 3심 상고를 진행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 내렸다.
다만 일반적인 소송과 달리 국가 중앙부처의 항소나 상고 취하 등은 검사 지휘를 받아야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법적으로 정부 부처의 소(訴) 취하는 법무부장관 등에 위임돼 있으며 법무부 소속 검사들 가운데 각 사건의 심급별로 송무검사를 지정해 이들이 관련 사안을 최종 결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복지부의 상고 취하 신청 이후 최종적인 검사 지휘 결과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상고 포기가 확정적이라는 분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상고 포기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라며 “검사 지휘 결과는 오는 11일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당초 2심 패소 후 대법원 상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복지부가 더 이상 법정공방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 내림에 따라 영상장비 수가인하 소송은 병원계 승(勝)으로 마침표를 찍게 됐다.
하지만 복지부의 상고 포기가 결코 영상장비 수가인하의 귀착점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현재 복지부는 지난 1, 2심에서 지적된 상대가치점수 조정 과정의 문제점을 보완, 오는 7월 이들 영상장비 수가에 대한 재인하를 추진중이다.
즉 지난해 4월 단행했던 수가인하 조치의 문제점을 인정하는 대신 재인하를 통해 당초 계획했던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꾀하겠다는 의지다.
복지부 관계자도 “고시의 효력을 상실했다면 문제를 보완해 재추진하면 된다”며 “승소로 모든 문제가 끝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상장비 수가인하 소송은 향후 정책 추진에 적잖은 상징성을 갖고 있는 만큼 복지부 입장에서도 대책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해 5월 CT, MRI 등 영상장비 수가인하를 고시했지만 법원으로부터 1·2심 연달아 취소 판결을 받아 효력이 정지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