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4명의 신생아가 갑작스레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과 보건당국이 사망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병원은 17일 유가족과 국민에게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이날 하루 종일 실시간 올라인 검색순위 상위에 오르는 등 논란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이번 사망 사건의 발단은 지난 16일 오후 5시 44분 시작됐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입원한 지 6주가 된 A(남)아기에게 심정지가 발생했다.
심폐소생술로 회복되자 의료진은 안도했다. 그러다가 오후 7시 23분쯤 입원한 지 3주가 지난 B(여)아기에게 심정지가 왔다.
이어 오후 8시 12분쯤 한 번 회복됐던 A아기에게 다시 심정지가 발생했다. 오후 9시쯤에는 입원 5주차인 C(남)아기에게, 오후 9시 8분에는 입원한 지 9일째인 D(여)아기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심정지가 왔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신생아들은 끝내 숨을 거뒀다. B아기가 9시 30분, A아기가 10시 10분, C아기가 10시 31분, 그리고 D아기가 10시 53분경 생명을 잃었다.
병원은 심정지 및 사망 사실을 보호자들에게 즉각 통보했다. 이어 한 보호자가 11시 7분 경찰에 신고했고, 병원은 17일 오전 1시 양천구보건소에 구두로 사건을 보고했다. 보건소는 이날 오전 9시 병원에서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17일 긴급기자회견 정혜원 병원장 "아기, 유가족 등 진심으로 사죄"
병원은 1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유가족과 국민에게 사과했다. “신생아중환자실의 환자 4명의 동시다발적인 심정지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의료진의 적극적인 조치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 사망했다. 보건소, 경찰 등 관계기관과 빠른 원인파악 및 후속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혜원 병원장은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4명의 아기와 유가족분들, 아기들의 예기치 않은 전원 조치로 불편과 고통을 겪고 계신 보호자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병원은 타 환아에 대해서도 전원조치 했다. 사망자 4명을 제외한 신생아중환자실 입원자 12명에 대해 전원 및 퇴원조치를 완료했다.
현재 국과수에선 투여약물을 모두 수거해 감식 중이다. 사망환아는 현재 영안실에 안치했으며, 18일 부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부검은 당일 모두 끝날 것으로 보이지만 최종 결과가 나오려면 일주일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이대목동병원 김한수 홍보실장은 “사망한 신생아들의 입원 사유는 모두 미숙아라는 점”이라면서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신고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김 실장은 “일반적으로 심정지는 병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다”면서 “심정지가 동시다발적으로 연이어 나타나 주무관처에 보고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