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지탄 대리수술···자존심 상한 정형외과
최종혁 대한정형외과학회 이사장
2018.10.19 05:2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잇단 의료계 사건의 중심에는 정형외과가 있었다. 최근 사회적 논란이 불거진 대리수술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폭행 사건과 연루된 상황이다.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악습(惡習)을 끓어야 하는 시기, 학회의 고민은 치열하다.
 

[左]62대 김학선 이사장 [右]61대 최종혁 이사장 17일 그랜드힐튼서울호텔에서 열린 대한정형외과학회 62차 국제학술대회에서 現 61대 최종혁 이사장(세브란스병원)과 62대 김학선 이사장(강남세브란스병원)[사진]은 기자들과 만나 변화하는 의료현장 속 뭇매를 맞고 있는 정형외과 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정당성 언급 영역 아니고 강력한 자정활동" 천명

단연 화두는 대리수술 문제였다. 지난 6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보도 등을 계기로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수술이 횡횡하고 있음이 드러난 상황이다.


이에 최종혁 이사장은 “무조건 말이 안 되는 부분이다. 영업사원 대리수술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떠한 변명도 통하지 않는 영역에 있는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의료계 일각에서 주장하는 ‘근본적 저수가 문제로 새로이 출시되는 의료기기를 익힐 시간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최 이사장은 “그야말로 변명에 불과하다. 환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얼마나 억울한 문제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수가를 이유로 대리수술의 정당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틀린 생각이다. 학회 차원에서도 강력한 자정 활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천명했다.


차기 김학선 이사장 역시 같은 의견을 내비쳤다. 다만, 선제적으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정형외과학회는 3개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개원의, 전문병원, 대학병원 등으로 구분된다. 다루는 영역과 관심도가 다르다. 학회 차원의 공식적 행보를 보이기에 앞서 각 그룹별로 합의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CCTV 설치 의무화 앞서 ‘의사 양심’ 전제


대리수술 문제의 연장 선상에서 CCTV 설치 의무화도 뜨거운 감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술실에 CCTV가 설치된다면 의사·환자 간 신뢰 회복이 가능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학회 차원에서는 공식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 이사장은 “대리수술을 잡고 의료분쟁 증거로 활용하기 위해 수술실 CCTV 의무화를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보기술 발전 등으로 유출 등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CCTV를 악용한 다양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이어 “지금은 의사 양심을 믿고 신뢰를 형성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 단계를 빼고 CCTV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수술은 의사의 오랜 교육과 경험이 축적된 전문적인 지식으로 보호받아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차기 김 이사장은 “범죄자를 만들어 놓고 지켜보자는 것이 바로 CCTV 설치 의무화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앞서 해결해야 할 PA 사안 등 선결과제도 많은 상태다. 답이 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62대 집행부는 전공의 폭행 관련 의제도 진중한 자세로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차기 손 이사장은 “내년 춘계학술대회부터 정형외과 내부적으로 폭행문제를 척결하자는 의미로 인성교육 관련 세션을 4시간 정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형외과학회는 오늘(2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학술대회를 끝으로 새로운 62대 집행부의 공식 임기가 시작된다. 차기 이사장은 김학선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회장은 손원용 박사(부산부민병원), 총무이사는 한승환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가 맡는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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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인 11.26 09:13
    정형외과 이사장님의 모처럼 의료계 자정에 대한 의견피력을 지지합니다.

    CCTV도 의사환자간 신뢰회복이 먼저라는 의견도 저는 맞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개원가에서 경영난을 이유로 편법과 불법의 기로에서 위험한 줄타기하는 부분에 대한

    깊은 고뇌를 통한 자정노력이 필요합니다. 
  • 이상준 10.19 21:04
    CCTV가 길거리마다 깔려있는데 국민을 범죄자로 보고 깔았습니까? 범죄 예방과 처벌의 근거로 사용하는겁니다. 수술실에서 영업사원 데려다가 수술시키고 불신쌓은건 의사들인데 그건 생각안하고 무조건 CCTV는 안된다? 본인들이 깨끗하고 국민에 신뢰를 줬다면 이런여론이 형성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PA는 없는 직책이라면서 외래고 수술실이고 왜 PA를 고용합니까? 그들도 무자격자들 아닙니까? 대부분 간호조무사들이던데 말이죠. 그것도 대학, 전문병원 안가리고 다 PA를 쓰더군요..
  • 김선영 10.19 20:11
    의사의권리를  주장한다면  환자의권리는  대리수술로  생명을 잃는데도  생명을

    다루는 의사가 절대하지말아야할  짓을한건데  더이상  의사의보호를  논하는게

    옳은것인가? 정형외과의사들은  그저  뼈를깍는  목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