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시행되면 국민 정신건강 더욱 악화'
노만희 의사회장 '관련 질환자들 고립감 등 나빠질 수 있어'
2013.11.20 20:00 댓글쓰기

의료계가 전 지역, 진료과를 불문하고 원격의료에 극도의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정신건강의학과 개원가의 체감도는 훨씬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는 그 특성상 치료적 상호작용 의미가 매우 중요한데 원격의료 법안이 통과되면 결국 국민 정신건강에 심각한 위해요소가 발생할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대한개원의협의회와 각과 진료과 개원의협의회 회장단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원격의료는 현 의료체계를 붕괴시킬 것이라며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날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노만희 회장은 특히 원격의료가 허용될 경우 벌어질 시나리오를 상황별로, 질환별로 제시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고 꼬집었다.

 

노만희 회장은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원격진료 패턴을 가정해보자. 만약 원격의료로 집 안에서 계속해서 진료를 받는다면 이 환자는 더욱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고립될 것이 뻔하다. 심하게는 완전히 사회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극단적인 예이긴 하나 피해망상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경우에도 호전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노만희 회장은 “인터넷과 컴퓨터 영상장비를 통해 주고받는 대화를 진료로 인정하는 것은 물론 전자처방전 발송까지도 허용된다면 이는 사이비 의료상담이자 불법진료로 직결된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노 회장은 "원격진료 확대 대상에 정신질환자, 가정 폭력 환자 등을 포함됨으로써 환자의 의료정보보호 및 비밀유지를 생명처럼 지켜야만 하는 정신건강의학과의 특수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 진료란 의사가 환자의 아픈 증상을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치료적 조치를 행하는 총체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노 회장은  “그럼에도 원격의료 허용을 반대하는 의료계를 두고 정부는 ‘밥그릇 싸움’으로 치부하고 있다”며 “컴퓨터로 대화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상당 기간 치료를 필요로하는 환자의 경우, 상당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의사와 환자가 마주 대하면서 이뤄지는 치료적 상호작용”이라며 “정보통신기기를 이용해 말과 영상만을 전한다고 치료적 상호작용이 생기는 것이 결코 아니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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