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암 발병 1위 전립선암, 국가검진 도입 시급”
대한비뇨의학회 "조기 발견 공백" 지적…"4년 주기 실시 비용 年 500억 미만"
2026.02.03 05:42 댓글쓰기

전립선암이 국내 남성암 발생률 1위로 올라선 가운데, 대한비뇨의학회가 국가 차원의 검진 도입 필요성을 공식 제기했다. 


학회는 전립선암의 절반 이상이 고위험 상태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현행 암검진 예산 일부만으로도 조직화된 국가검진 체계 구축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한비뇨의학회는 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전립선암 국가암검진화를 위한 정책간담회’를 열고 전립선암을 개인 선택에 맡긴 현행 구조에서 벗어나 국가가 관리하는 검진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달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그동안 1위였던 폐암을 제치고 대한민국 남성암 발생률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결과로, 남성 건강 최대 위협으로 자리 잡았다. 


학회는 이날 간담회에서 전립선암의 질병 특성 자체가 국가 개입을 요구하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특히 증상만으로는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점이 핵심으로 제시됐다.


고영휘 대한비뇨의학회 전립선암국가암검진화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은 “전립선암 환자는 대부분 증상이 없고, 전립선비대증처럼 소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며 “결국 이렇게 많이 발생하는 암인데도 증상이 없다는 점이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를 아는 사람이 10명 중 1명 불과할 정도로 빈약"

"전립선암의 가장 중요한 보건의료적 목표는 전이암 얼마나 조기 발견하는 것"


이 때문에 혈액 검사인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가 사실상 유일한 선별 수단으로 거론됐다. 


고 위원장은 “미국과 스웨덴에서는 50대 이상 남성 절반 이상이 PSA 검사를 받지만, 우리나라에서는 PSA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조차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며 “PSA 검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다 보니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전립선암의 위험도 분포는 서구와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고 위원장은 국내 51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를 언급하며 “신규 전립선암 환자 절반 이상이 고위험 전립선암이고, 저위험암으로 능동 감시가 가능한 경우는 10%가 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는 PSA 검진이 보편화된 이후 고위험암 중심 구조에서 저위험암 중심으로 전환되는 위험도 이동 현상이 나타났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이암 비중 역시 국가 검진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지표로 제시됐다. 고 위원장은 “전이암이 동반된 전립선암은 국내 공식 통계 기준 5년 생존율이 50%를 넘지 못한다”며 “전립선암에서 가장 중요한 보건의료적 목표는 전이암을 얼마나 조기 발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전립선암 국가검진 도입과 관련해 단일 기준을 확정하기보다 연령과 위험도를 고려한 운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전립선암의 국내 발생 양상과 기대여명, 해외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검진은 55세 전후부터 시작해 2년 간격을 기본으로 하되 PSA 수치가 낮은 경우에는 4년까지 간격을 늘리는 방안이 현실적인 선택지로 논의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대여명이 10년 이하로 떨어지는 연령대에서는 검진 실익이 줄어드는 만큼 80세 이상에서는 PSA 검사를 국가검진으로 정기 시행하지 않는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국가검진 도입에 따른 비용 부담과 관련해서도 그는 “2024년 기준 6대 암 검진에 약 1조4000억원이 투입됐지만, 4년에 한 번 검진하는 방식이라면 연간 500억원이 채 들지 않는다”라며 “설령 2년에 한 번 시행하더라도 6%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검진 방식 역시 과거와 달리 정교해졌다는 점이 강조됐다. 고 위원장은 “PSA 수치가 높다고 바로 조직검사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니라 여러 단계 정밀평가를 거쳐 꼭 필요한 환자에게만 조직검사를 시행토록 지난 10~15년간 검진 체계가 진화해 왔다”며 “과잉 치료를 줄이면서도 전이암을 낮출 수 있는 관리 체제가 이미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서성일 대한비뇨의학회 회장은 전립선암 검진 공공성에 대해 “전립선암은 비교적 간단한 혈액 검사로 선별이 가능한데도 여전히 전이되거나 고위험 상태에서 처음 진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현재 전립선암 검사가 개인 선택과 경제적 여건에 맡겨져 있어 조기진단 기회가 고르게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립선암이 남성암 1위라는 통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반드시 대응해야 할 중요한 공중보건 과제”라며 “국가가 관리하는 검진체계로 전환하지 않는 한 지역·사회경제적 격차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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