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자·공급자·가입자 동상이몽 '문재인케어'
2019.07.17 05:1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수첩] 공급자 대표는 쓰러졌고 가입자는 울분을 토했다. 보험자는 동네북 신세가 된지 오래다. 상생과 소통이 사라진 대한민국 의료계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각자의 입장이 너무 견고한 탓에 조율점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근본적 문제는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시각 차다. 

얼마전 이 같은 상황이 극단적으로 드러났다. 의원급 수가 및 건강보험료 인상률 결정이 동시에 논의됐던 지난 6월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벌어졌던 얘기다.

오후 2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직전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적정수가를 요구하며 '삭발'을 단행했다. 한켠에서는 가입자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건보료 인상 저지"를 천명했다.

건정심에도 의원급 수가 2.9% 인상이 결정되자 의협회장은 단식을 시작했고, 8일 만에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실려갔다. 이후 의협 집행부가 릴레이 단식을 진행 중이다.

의협 집행부는 ”13만 의사의 수장이 목숨을 걸어야만 의료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겨우 귀를 기울이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며 "망가진 의료제도 속에서 환자를 치료해야 할 의사는 이제 환자가 됐다”고 토로했다.


가입자단체 역시 건정심에서 논의된 보험료 3.49% 인상에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보험료 인상은 유보됐다. 이들 단체는 투쟁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들은 “문재인 케어를 통해 국민들이 의료비 절감 혜택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그 부담은 정부가 아닌 국민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건보 국고 지원금 비율을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보험료 대비 15~16%보다 낮은 13%로 줄였고, 2007년 이후 13년간 미납된 국고지원액은 총 24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정부는 문재인 케어 2주년의 성과를 자축했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계획대로 국민의 건강을 보장하면서 의료비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동시에 건강보험 지속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특히 임기 내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높인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러나 공급자와 가입자는 비판을 쏟아냈다. 대국민 설문을 통해 문재인 케어 성과는 ‘만족도 높음’이라는 통계가 나왔음에도 실질적 이해관계자들의 만족도는 낙제점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현 시점 유일한 대안은 건강보험법과 건강증진법에 근거를 둔 ‘건보재정 국고지원 20%’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7~2019년 동안 정부의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은 이 기간 국민이 부담한 건강보험료의 20% 수준인 100조1435억원이어야 했다. 그러나 실제 납부된 금액은 75조6062억원에 불과하다.
 

국고지원 20%가 정상적으로 건보재정으로 투입되면 건보료 인상 없이도, 공급자가 원하는 적정수가가 반영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를 통해 완벽한 해결은 어렵다. 충당된 금액은 만능 키(Key)가 되기는 불가능하다. 기본적인 재정 형성구조로 형성돼야 함은 마땅하지만 먼저 해결돼야 할 부분은 갈등을 골을 좁히는 과정이다.


건강보험 하나로 국민이 과도한 의료비 부담없이 안정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공급자, 가입자, 보험자의 소통이 선결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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