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쟁점화가 전망되는 ‘비대면진료 제도화’에 대해 정부가 현장 의견을 반영, 시범사업을 조속히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초진 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하고 재진 기준이 모호해 의료현장과 괴리가 있다는 의견을 적극 수용한다는 것이다. 실제 시범사업 범위를 수정·개선한다는 방침이다.
9일 국회에 따르면 보건복지위는 오는 11~12일 보건복지부를 시작으로 25일 종합감사까지 국정감사를 2주간 진행한다. 복지위가 출석을 요구한 증인 15명, 참고인 33명이 확정됐다.
이 가운데 비대면진료를 두고 의원들은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초진 등 환자 범위나 플랫폼 자격 요건 등 제도화에 대해 여야 간 입장차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위가 출석요구를 확정한 증인 2명, 참고인 4명이 플랫폼 사업자 또는 의약단체 인사다. 상대적으로 다른 현안 증인 및 참고인보다 많다.
실제 고승윤 비브로스(플랫폼 ‘똑닥’ 운영) 대표와 김성현 블루앤트(플랫폼 ‘올라케어’ 운영) 대표가 각각 증인으로,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이정근 대한의사협회 부회장·권영희 서울시약사회장·김대원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참고인으로 출석한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한시적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는 지난 6월 코로나19의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되면서 법적 근거를 잃었다. 시범사업으로 제도를 이어가게 됐지만 복지부 대표적 쟁점 사안 중 하나로 꼽힌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도서벽지 환자나 거동 불편자, 감염병 환자 등을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재진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플랫폼 업계는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복지부는 비대면진료를 둘러싼 갈등 해소를 위한 해법으로 의료법 개정을 통한 비대면진료 법제화를 꼽았다. 아울러 의료현장과 괴리가 있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 시범사업을 조속히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국정감사를 앞둔 복지부는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면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최영희 국민의힘 의원은 한시적 비대면진료 성과를 토대로 의료법 개정을 통한 비대면진료 제도화가 필요하지만, 법제화 불발로 셧다운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지난 2020년 2워부터 올해 5월까지 시행한 한시적 비대면진료는 전체 외래진찰건수 중 0.3%에 그치며 올해 6월과 7월 시행한 시범사업은 0.2%를 차지한다는 통계를 제시, 비대면진료는 대면진료 보조수단으로 쓰이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복지부는 국민에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비대면진료 제공을 위해 법 개정이 필수이며, 의료법 개정 심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료계, 약계와 갈등 해소를 위해서도 국회에서 의료법 개정으로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현재 시행중인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장의 의견과 시범사업 평가·분석 결과, 자문단 논의, 만족도 조사 결과 등을 반영해 비대면진료의 입법·정책적 개선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지난달 공청회에서 복지부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계도기간(6~8월) 종료 이후 비대면진료 초진을 야간·휴일·연휴에도 허용하고 초진 가능 지역을 기존 섬·벽지에서 전국적 '의료 취약지'로 확대하는 등 규제완화를 검토할 뜻을 밝힌 바 있다.
복지부는 “비대면진료와 관련한 불법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고, 안정적으로 비대면진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법제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