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대선취재팀/기획4]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 결과는 그 어느 때보다 의료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의료를 포괄하는 의사인력 확대를 비롯해 간호법, 원격의료,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민감한 의료계 현안들에 대해 주요 대선후보들이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누가 되든’ 정부와 의료계 간 충돌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데일리메디 대선 특별취재팀은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기호 順) 후보들의 관련 발언 및 신년대담 등을 바탕으로 대선 이후 예고되는 보건의약 정책과 의료계 변화를 분석, 전망해 봤다. [편집자주]
여느 때보다 산적한 의료계 현안을 앞둔 시점에서 유력 대선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 내 주요 인사들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대선 이후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보건의료 관련 부처 입각에 이름이 오르내릴 수 있는 잠재적 후보군인 만큼 의료계에서는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각 직역의 지지 선언이 잇따르면서 의료계 ‘표심’이 누구를 선택할 지도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다.
李 캠프, 서울의대 김윤 교수·추무진 前 의협회장 등 ‘포진’
코로나19와 맞물려 ‘공공의료’ 강화를 지상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는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가 눈에 띈다.
김윤 교수는 지난해 한 일간지에 ‘민간병원 때문이라는 거짓’이란 칼럼을 통해 공공병원 역할과 확충 필요성을 주장했는데, 그의 이 같은 의지는 이재명 후보 지론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4일 전라북도 남원의료원을 찾은 자리에서 “공공의료 확대 등 민주당에서 약속했던 것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이 후보 직속 특별보좌단 산하 공정보건의료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추무진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도 있다. 의협은 지난해 12월 24일 추 전 회장의 대한한의사협회 방문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의협-한의협 간 뿌리 깊은 갈등을 알면서도 나섰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인데, 바꿔 말하면 추 전 회장이 의료계의 반발을 감안하고도 이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뜻이 된다.
이외에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각각 지역구와 비례대표 등으로 당선돼 몸집을 키운 이용빈 민주당 의원, 같은 당 신현영 의원 등 활동도 활발하다.
이 의원은 광주 광산구갑에서 출마해 의사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선택을 받았다. 이후 민주당 대변인을 맡는 등 얼굴을 알리고 있다.
신 의원은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비례 1번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총선 이후 더불어시민당은 민주당으로 흡수통합 됐고, 신 의원은 원내대변인 등 중책을 맡고 있다.
이들과 비교해 무게감은 다소 떨어지지만 의협 내에서는 김봉천 부회장, 문석균 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소 실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尹 캠프, 연세의대 박은철 교수·정기석 前 본부장
윤석열 캠프에는 보건의료인사들이 상대적으로 늦게 합류했다.
지난해 8월 정책자문단에서 보건의료 인사로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안정훈 이화여자대학교 융합보건학과 교수,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을 발표한 뒤로 ‘전무’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대책 등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면서 목소리를 내는 인사들이 나타났다.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인사는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이다. 정 전 본부장은 국민의힘 소속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면서 코로나19 대책 뿐만 아니라 보건부 독립 등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과 박은철 교수도 있다. 그는 윤석열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보건바이오의료정책분과위원장직을 수행 중으로, 최근 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초청 토론회’에도 모습을 나타냈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의정활동을 했던 신의진 전 의원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아동폭력예방특보 역할을 맡고 있는데, 국회의원 시절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으로 아동·의료정책 등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의협 소속 임원으로는 이상호 대외협력 이사, 송병주 감사, 민복기 대구시의사회 부회장, 김재왕 경북의사회 의장, 이재범 대외협력자문위원, 김이연 가정의학과 의사 등이 포진했다.
단 이재명 캠프, 윤석열 캠프 내 의료계 인사들이 보건복지부, 질병청, 식약처 등 하마평에 오를 수 있으나 대선 이후 국민연금이 이슈가 부각될 경우 의료정책 등이 소외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윤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이후, 양측은 인수위원회를 공동 구성키로 했다. 안 후보는 대선 TV토론에서 국민연금 개혁을 수차례 강조하고, 각 후보 간 약속을 이끌어낸 바 있다.
李 후보 노동·복지계 vs 尹 후보 의사 지지 등 ‘강세’
아울러 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유력 대선후보인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에 지지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양 후보에 지지를 선언한 인사·단체 등은 면면을 보면 차이가 뚜렷한데 이 후보는 노동·복지계 등 지지를 전폭적으로 받았다. 반면 윤 후보는 의사 직역 최초의 지지 선언은 물론 지역의사회의 연이은 지지가 두드러졌다.
이 후보는 지난 8월 25일 류기덕 전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원종일 전 대한물리치료사협회 회장, 양임규 전 대한물리치료사협회 회장, 김건남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부회장 등 97명의 지지를 받았다.
또 정혜선 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권미경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부위원장, 한상미 국립의료원노동조합 위원장 등 노동조합 대표 10명과 보건의료인 6993명 등이 함께 했다.
이외에도 장애인과 그 가족 22만3154명, 전국의 범보건의료·사회복지계 인사 3만 7274명, 경기도 범사회복지계 1만명, 서울지역 사회복지전문가 3510명, 작업치료사 1445명, 전라북도 간호사모임 2000명, 충청남도 사회서비스인 500명, 전국주거복지인 3000명, 정신장애인당사자 및 가족 5692명, 생각하는 영유아 교사 2322명, 전국 학교내 사회복지사 1302명, 전국 환자와 가족 1582명 등이 뒤따랐다.
윤석열 캠프에는 의사들의 지지가 두드러졌다. 전라북도의사회 대의원회 엄철 의장을 비롯해 의사회 임원 등 80명은 의사 직역 중 최초로 윤 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이 후보를 보건의료 정책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이를 막아낼 후보로 윤 후보를 지목했다. 이후 서울 의사 533명, 대구·경북 의사 336명, 경상남도의사회에서 의사 309명 등이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특히 박홍준 전 서울시의사회 회장, 최성근 경남의사회 회장을 비롯해 김수철 의협 대외협력이사, 마상혁 공공의료·감염병대책위원장, 송광수 창원시의사회 회장, 김민관 경남 대선기획단장, 강동주 경남의사회 재무이사, 김명우 경남의사회 정책이사, 이영인 경남의사회 보험이사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의계에서도 2030 청년 한의사 319명과 한의사 1000명, 한약사 및 한약 관련업 종사자들 1001명도 윤 후보를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