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대한의사협회가 맡아오던 전문의 시험을 위탁받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의학회는 지난 11일 서초구 양재동에 ‘대한의학회 수련・평가센터’를 개소했다.
이를 계기로 전문의 자격시험을 비롯해 전공의 수련프로그램 개발 및 평가, 세부・분과전문의제도 인증 등 우리나라 전문의제도의 혁신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12일 김동익 대한의학회장[사진]은 “이곳 센터는 의학회 내부 독립예산으로 운영되는 전담기구”라며 “대한의학회가 발표한 미래 청사진 중 첫단계”라고 설명했다.
수련・평가센터에는 전담 사무인력이 확보됐고, 독자운영을 위한 안정적 재원이 조달될 예정이다. 재원은 복지부로부터 일부 예산 지원을 받게 된다.
이곳에선 전문과목별 고시예산의 수입과 지출 내역을 조사, 분석하게 된다. 또 전문의 시험 응시료를 현실화하고 접수창구를 일원화한다는 계획이다.
수련・평가센터 개소를 두고 대한의학회는 그간 모호했던 역할의 재정립 계기로 삼고 있다.
실제 최근 행정 위탁을 맡게 된 전문의자격시험의 시행뿐 아니라, 전공의 수련과정과 전문의 자격시험의 연계 등 중・장기적인 전문의 자격 관리 방안을 연구, 수행한다.
또 전문과목학회들의 이해와 협조를 위해 대한의학회장과 26개 전문과목학회 대표들이 참여하는 ‘자문회의체’가 마련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수련평가센터는 더욱 수준 높은 전문의 배출을 위해 전공의 때부터 시험, 그리고 그 후의 과정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하자는 취지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동익 회장은 전문의 시험 이관이 문제 유출 사건에 대한 징벌적 조치라는 점을 상기, 문제발생 원천 차단 계획도 내놨다.
그는 “전문의 시험을 맡게 되면서 의학회는 시험문제 유출을 고려해 응시-접수 시스템을 개선하고, 관련 규정 및 업무 지침을 재정비할 예정”이라며 “시험 관리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어 관리의 보다 선진화된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시험 이관으로 불편한 관계에 놓인 대한의사협회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최근 한 토론회선 “의학회는 의협으로부터 독립된 기구로 떠나라”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관계가 급랭된 바 있다.
김동익 회장은 "개인 의견에 대해 이렇다할 공식적인 입장을 전하기보다는 대한의학회는 의협에 소속돼 시작한 단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맡은 바 역할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그간의 공조체제를 더욱 유지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