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원격의료 시범사업 확대 계획으로 증권계의 이목이 의료정보전문업체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 수혜기업으로 꼽히는 비트컴퓨터와 유비케어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비트컴퓨터는 다양한 ‘유헬스케어’(U-healthcare)솔루션 제품군을 확보하고 홍보를 강화하고 나서는 반면 유비케어는 주력 사업인 EMR에만 집중, 원격의료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컴퓨터는 유헬스케어 사업부문에서 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44억원) 대비 60% 이상 신장한 성과다. 전체 매출에서 유헬스케어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로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비트컴퓨터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의료인 간 원격진료시스템인 드림케어플러스(Dreamcare Plus)를 국내 300곳 이상에 구축했다. 업계 실적 1위다.
또한 순천향대학교와 공동 개발한 국내-해외 병원간 온라인 협진 모델을 캄보디아에 구축한 바 있다.
비트 관계자는 “국내 의료정보업체 중에서 다양한 유헬스케어 제품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는 곳은 우리가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헬스케어 사업에서의 자신감은 올해 KIMES 행사에서도 확인됐다. 비트컴퓨터는 군(軍) 격오지 원격의료시스템을 비롯해 의료인간 원격의료시스템, 해외-국내 병원 간 원격협진시스템 등을 대거 선보였다.
KB투자증권 장우진 연구원은 “비트컴퓨터의 U-헬스케어 사업은 정부가 활성화하려는 모델과 일치한다”며 “정부 정책의 가장 큰 수혜 기업이 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유비케어는 기반 사업인 EMR에 집중하며 헬스케어 영역으로의 확장은 자제하고 있다.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유비케어 관계자는 “주요 고객인 개원의사들이 원격의료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신규 사업을 확장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0년 전자처방전 환자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곤혹을 치른 경험이 있는 유비케어는 EMR 솔루션 관리비 인상도 의료계의 정서를 감안하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의 SK텔레콤 전자처방전 유출 사건과 무관한데도 불구하고 의료계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유비케어는 올해도 EMR에 부가기능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보수적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에 제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유비케어는 EMR 등 기반사업에서 120억 47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낸 반면 헬스케어 사업에서는 6억100만원 적자를 봤다.
다만 유비케어는 사업 확장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이상경 대표는 올 초 사업 계획을 보고하며 의원급 대상 만성질환관리 솔루션의 시장 진출을 시사했다.
전국 1만3000여개 병의원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솔루션 마케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비케어 관계자는 “지금은 EMR 수익을 헬스케어에 R&D에 투자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