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인사청문회 칼자루 쥔 국회 반응 관심
여야, 생소한 인물 발탁 당혹해하면서 평가는 '상반'
2015.08.04 20:00 댓글쓰기

여야는 정진엽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 ‘낮선 인물’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여당은 정 내정자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내며 힘을 실어주고 있는 반면, 야당에서는 업무 능력, 의료 영리화 관련 철학 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이명수 의원은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잘 알지 못하는 인물인 만큼 인사 적절성을 논하기는 이르다”면서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성급한 평가를 자제했다.


이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반영된 것 같다. 장관 인사가 현안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정무적 관점에서 당연하다"며 옹호했다.


다만 "장관에게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보건의료 전문가인 만큼 앞으로 질병에 대한 예방과 대처에서 빈틈없이 능력을 발휘하고 국민의 복지 향상에 이바지해 주기를 기대한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여당 관계자는 정 내정자가 보건의료 분야에 편향돼 있다는 비판에 "역대 장관 중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인물은 없었다"는 입장을 보였고, 행정 능력에 대한 검증을 받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분당서울대병원을 이끌며 감각을 키웠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의료 영리화, 철저히 검증"


야당은 인사청문회에서 정진엽 내정자의 행정 능력, 의료 영리화 관련 철학, 메르스 후속 대책 의지 등에 대해 검증하겠다고 예고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국회의원도 모르는 사람을 장관으로 깜짝 내정했다. 보건복지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검증받지 않은 인사를 장관 자리에 세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초연금 파동 후 보건의료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경제학자를 장관에 임명하더니, 메르스 터지니 의료인을 임명했다”며 현안에 춤추는 인사에도 칼날을 겨눴다. 


같은 당 김성수 대변인 역시 “보건복지 관련 복잡한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전문가로 보기는 어렵다”며 “공적연금 등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보건당국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했다.


이어 “메르스로 따가운 국민의 눈초리를 모면해 보려는 것 같은데, 장관 한 사람 교체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 국정조사로 진상을 밝히는 것은 물론, 대통령의 사과가 불가결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일침했다.


분당서울대병원장 재임 시절 의료정보화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한 것과 관련해 원격의료 등 의료 영리화의 첨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정 내정자가 병원장 재임 당시 최첨단 의료정보 시스템 개발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힘스 애널리틱스 사로부터 의료정보화 최고 수준인 7단계 인증을 받은게 도화선이 되는 모양새다.


이러한 그의 행보가 박근혜 정부 정책 기조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즉, 의사 출신 장관으로 메르스 사태를 수습하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의료계를 다독여 원격의료 등 영리화를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한 야당 관계자는 “청와대는 정 내정자가 공공의료를 강화할 인물이라고 밝혔지만, 분당서울대병원은 오히려 의료산업화를 이끈 곳”이라며 “정 내정자가 의료산업화의 첨병 역할을 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장관 임명 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는대로 빠른 시일 내 인사 청문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업무 공백기를 최대한 줄이고, 9월에 열리는 국정감사를 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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