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학회 명칭 개정 붐(boom)이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5~6개 학회에서 명칭 개정을 대내외적으로 추진 중이다.
학회명 개정은 거대한 학문적 흐름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국제사회에서 학문 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길을 도모함과 동시에 대외 이미지 강화 및 홍보 효과를 볼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03년 마취과에서 마취통증의학과로 전문과목명이 바뀐 이래로 기존 학회명을 고수했던 학회가 올해 드디어 마취통증의학회로의 개정에 합의했다.
마취과학회는 “학회에서는 회원 권익보호와 대국민 교육을 목표로 한 홍보를 2012년도에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학회명칭 개정을 계기로 학회 로고 변경, 홍보물 제작을 통해 마취통증의학과의 존재감을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기생충학회 역시 대한기생충학ㆍ열대의학회로의 명칭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외국의 명칭 병기 추세와 국내 교육과정 등을 반영, 개정을 추진한 것이다.
특히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학문 풍토 역시 창립 50여 년 만의 결단을 끌어낸 배경 중 하나다.
학회 관계자는 “원로들도 있고 본래 명칭 개정 작업이 만만치 않은 사안”이라면서도 “학회의 영향력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느꼈기에 이런 결정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긍정적 변화와 도약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대한후두음성언어의학회는 기존 음성언어의학회에서 명칭을 개정, 인준을 거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새 이름을 사용 중인 곳으로 국제화 흐름에 발맞춘 대표 사례다.
후두학 세부전공 분야가 없어 학술교류에 어려움이 따르자 국제적 추세에 맞추기 위해 논의시작과 동시에 속전속결 식으로 이뤄졌다.
한국의료QA학회의 경우는 지난 6월 진행된 총회에서 학회명 개정안이 통과돼 9월 중으로 한국의료질향상학회로 바꿔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국문명과 더불어 영문명도 ‘Korean Society for Quality in Health Care(약어 KoSQua)로 개정한다. 학회 로고는 디자인 작업 중으로 조만간 새 옷을 입게 될 예정이다.
대한흉부외과학회 역시 올해 명칭 개정 움직임을 이어나갈 분위기다.
정경영 이사장은 “4~5년간 미뤄져 온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명칭을 찾기 위한 노력을 다시 시작했다”며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로 바꾸는 일은 생각 이상으로 난관이 많고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긍정적 답변을 들어 기대 속에 다시 개명을 추진하고 있다”고 회원들에게 알렸다.
저변 확대와 대중화 등에 힘을 얻고자 간판 변경을 고민하고 있는 곳도 있다. 개원가 의사들을 주축으로 소규모 연구회에서 학회로 거듭난 대한비만치료학회는 명칭에 ‘미용’을 추가하는 방향을 현재 검토 중이다.
학회 측은 “아직도 피부트러블이 있다고 하면 비의료기관을 찾는 경우가 많다”면서 “개명이 저변확대와 대중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