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지난 3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추진 의사를 밝힌 원격의료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반대하지 않지만 여러 사항을 고려해 신중히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태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4일 오전 대한의사협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원격의료에 관한 생각을 일부 밝혔다.
이 실장은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계는 분명하다"고 선을 그었다. 찬성보다는 신중 추진에 가깝다.
이 실장은 "원격의료는 진료 이후 이뤄지는 처치 등의 방법이 뚜렷하지 않다. 원격의료에 관한 정확한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지와 의료취약지역을 제외하면 인근에 의원이 많은 우리나라 특성상 원격의료의 접근성이 의미가 있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실장은 그러면서 "새로운 건강서비스로 보건의료 정보화가 병원이나 의료에 서비스를 창출하고, 윈윈할 수 있는 표준이 돼야 한다"며 "의료전달체계 개념이 달라질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이 실장은 "원격의료가 시행되면 지역 의료기관의 공동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검토해야 한다. 또 의료사고 발생 시 그 책임 소재를 가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검토할 사항이 많다고"도 지적했다.
의협 현장 방문선 집행부와 뼈 있는 농담 오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에 의사협회 협조를 구하고, 일차의료 진료환경 개선을 위한 현장방문 성격으로 풀이된다.
이 실장은 의협 방문 직후 본관 2층 회장 접견실로 자리를 옮겼다. 이 자리에서 노환규 의협 회장과 담소를 나눴는데, 대화 초반부터 뼈 있는 농담이 오갔다.
노 회장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노 회장은 이 실장에게 의협 건물이 낡은 점을 얘기하면서 "건물이 의료계 처지와 함께 가는 것 같다"며 우회적인 표현을 썼다. 그만큼 의료계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 실장은 "우리보다 낫다. 복지부는 단독청사도 없다"며 "외국에서 온 분들이 복지부 건물을 보고 놀란다"고 답변했다.
한편, 의협은 이 실장과 노 회장의 모두발언 이후 구체적인 회의 내용은 비공개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