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다발골수종 신약···치료법 진화
핵심 자리매김 '레날리도마이드'···의료진 '급여 제한 아쉽다'
2019.07.05 10:2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림프종, 백혈병에 이어 발생률이 높은 3대 혈액암 중 하나인 다발골수종은 완치가 어렵다. 고형암과 달리 혈액암은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힘들기 때문이다.
 

질환 특성상 완치가 안 되며, 재발하거나 기존 치료제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이 때문에 다양한 치료 옵션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2014년 레블리미드(레날리도마이드) 급여 출시 이후 포말리스트(포말리도마이드), 키프롤리스(카르필조밉), 엠플리시티(엘로투주맙), 닌라로(익사조밉), 다잘렉스(다라투무맙) 등 신약들이 등장하면서 환자들의 증상완화, 수명연장 등에 큰 발전을 가져왔다.


치료옵션이 제한적이었던 다발골수종 분야에 다양한 신약들이 나와 치료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기존 치료옵션에 신약을 병용하는 ‘병용요법’은 물론 자가 조혈모세포이식 후 환자들의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도록 유지하는 ‘유지요법’ 등 학계에서는 모처럼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대한혈액암학회 다발골수종연구회(KMMWP)는 최근 서울대학교병원 의학혁신센터에서 ‘2019 상반기 KMMWP Workshop & 임상연구 모임’을 개최, 다발골수종 치료의 최신지견에 대해 논의했다.


병용요법 키(Key)는 '레날리도마이드' 최적 파트너 찾기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과 유럽암학회(ESMO)에서는 다발골수종 치료요법으로 3제 병용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김대식 고대구로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3제 병용요법 중 1차 치료요법으로 RVd(레날리도마이드+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 병용요법이 가장 선호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보고된 ‘SWOG S0777’ 제3상 임상시험에 대해 발표, RVd 병용요법 투여군의 완전반응(CR)은 15.7%를 나타냈고 대조군인 Rd (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병용요법 투여군은 8.4%를 나타내며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또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edian PFS)은 RVd 병용요법 투여군은 43개월, Rd 병용요법 투여군은 30개월로 무려 13개월이나 향상시켰다. 중앙생존기간(Median OS)은 RVd 병용요법 투여군은 75개월로 Rd 병용요법 투여군의 64개월보다 9개월 연장했다.


그 외에 각광받고 있는 병용요법으로는 KRd(카필조밉+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병용요법과 IRd(익사조밉+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병용요법이다. 이들 요법은 각각 현재 1상 및 2상, 현재 3상 임상이 진행 중에 있다.


이유진 울산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Rd요법에 신약을 더한 3제 병용요법은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 설명에 따르면 다라투무맙, 익사조밉, 카필조밉 등 신약에 대한 직접비교(head-to-head) 임상은 없지만 Rd를 백본(backbone)으로 사용했을 때 다라투무맙이 가장 좋은 치료 반응을 나타낸 것을 알 수 있다.


또 환자가 어떠한 치료제를 먼저 사용했어도 환자의 최상의 상태를 장시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지요법 또한 중요하다.


유도요법 중요하지만 대세는 유지···“최상 환자상태 유지해서 재발 늦춰”


다발골수종은 자가 조혈모세포이식 후에도 재발이 흔하기 때문에 이식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유도요법뿐 아니라, 재발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유지요법 또한 중요하다.


해외에선 3상 임상연구 중심으로 조혈모세포이식 후 유지요법군이 재발없이 장기간 생존한다는 연구결과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유지요법은 레날리도마이드 단독요법으로 국내에서도 이미 유지요법의 표준 치료로 자리매김 했다.


실제 지난 2017 ESMO 가이드라인부터 레날리도마이드가 자가 조혈모세포이식 후 다발골수종 환자의 단독 유지요법으로 권고되고 있다. 이는 3가지 임상시험(‘CALGB100104’, ‘IFM2005-02’, ‘GIMEMA (RV-MM-PI-209)’) 결과를 바탕으로 권고된 내용이다.


이들 임상의 메타분석 연구는 무작위 분류, 위약 대조 임상 3상 시험으로 새롭게 진단받은 다발골수종 환자 1208명을 대상으로 레날리도마이드 단독 유지요법의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됐다.


그 결과 전체 생존 환자의 평균 추적관찰 기간은 79.5개월로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군(n=605)에서는 전체 생존기간(OS)의 중앙값에 도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위약 투여 혹은 유지요법을 진행하지 않은 환자군(대조군, n=603)에서는 86개월을 도달하며 레블리미드 유지요법이 대조군 대비 사망위험률을 25%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7년 생존율 역시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군이 62%, 대조군은 50%로 나타났다.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 또한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군은 52.8개월을 기록한 반면 대조군은 23.5개월로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군이 사망 위험률을 대조군 대비 52% 감소시켰다


레날리도마이드를 이어 작년 미국혈액학회 정기학술대회(ASH 2018)에서는 익사조밉 단독 유지요법인 ‘TOURMALIN-MM3’ 임상이 발표되며 레날리도마이드 외에 또 다른 유지요법 옵션으로 고려가 되고 있다.


우수한 신약의 등장과 이에 대한 글로벌 임상시험 결과가 입증되면서 이제 국내 의료진은 새로운 신약의 치료법을 자신 있게 권할수 있게 됐다.


다만 아직 건강보험 급여가 되고 있지 않은 치료제들이 많아 환자들의 접근성은 떨어지는 상황이다.


현장에선 “다발골수종 치료의 최신 지견에 발맞춰 건강보험 급여가 이뤄진다면 다발골수종은 더 이상 희귀혈액암이 아닌 만성혈액질환으로 인식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이제중 화순전남대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RVd 병용요법이 1차 요법으로 건강보험 급여가 된다면 1차 요법으로 사용할 것”이라며 “자가 조혈모세포이식 후 레날리도마이드가 유지요법으로 급여를 받는다면 적극 권장하겠다”고 급여 제한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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