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의료계로부터 의약분업 취지에 위배된다는 비판에 놓였던 올바른 약물이용 지원사업이 의사 모델을 신규로 확보하며 전환점을 맞고 있다.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출입기자협의회는 신순애 건강관리실장[사진]을 만나 올바른 약물이용 지원사업의 성과와 의사 중심 모델 구축과 관련한 얘기를 나눴다.
신순애 실장은 “약사 중심 사업과 별도로 처방조정이 가능한 의사 중심 형태로 사업이 다양화될 것이다. 서울시의사회와 공동으로 서비스 모형을 개발하고 시범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의사 주도형’ 모델로 의사가 직접 대상자 가정 방문 및 상담하는 등 다제약물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예방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가 담겼다.
사업기간은 2019년 9월~12월까지 총 4개월간 진행되며 서울시의사회 소속 36곳이 참여한다.
만성질환 13개 중 1개 이상을 보유하고 정기적으로 처방받는 약 성분이 10가지 이상인 자(6개월 동안 60일 이상)를 대상으로 한다.
신 실장은 “현재 목표 인원은 200~300명이다. 가정방문 1회 이상으로 총 4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1차 내원 시 대상자등록 ▲2차 가정방문 시 복약상태 점검 및 상담 ▲3차 내원 시 처방조정 ▲4차 내원·방문을 통해 복약순응도 평가, 처방조정을 내리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여기서 3차는 중복약물 등을 중심으로, 4차에서는 처방일수 중심으로 조정을 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신 실장은 “기존 약사 모형에서는 대상자가 상담 결과지를 의원 방문 시 제출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의사 모형에서는 직접 처방조정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의사회를 주축으로 시범사업을 완료한 후 약사-의사 모델을 복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보공단 시범사업 ‘긍정적 효과’ 입증
건보공단이 사업의 모형을 다양화하는 것은 이미 약사 주도의 1차 시범사업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하반기 진행된 시범사업은 총 68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많은 약을 먹는 것에 대한 대상자의 불안감이 해소되고 복용약물 수가 줄어드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당시 서울, 경인 9개 지역과 요양원 2곳에서 총 684명을 대상으로 5가지 모델(공단 단독, 약사회 협업, 의사 협업, 의사·약사 협업, 시설 협업)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시범사업 결과, 대상자의 93.1%가 서비스에 대해 만족했고 서비스 재이용에 대한 요구도 81.6%로 높았다.
이와 관련, 신순애 실장은 “하루에 복용하는 약물 수도 13.8개에서 12.5개로 1.3개로 줄어드는 등 약물복용 상태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으며, 의사·약사 협업 모델이 가장 적합한 모델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1차 시범사업에 이어 2차 시범사업도 대상자를 확대해 진행 중이다. 대한약사회 주도로 지난 4월부터 오는 12월까지 3000명(지역사회 외래모형 2,400명, 입소모형 600명)을 이용하게 하겠다는 목표가 세워진 상태다.
신 실장은 “시범사업 초기에 의사들 참여가 저조했고 의사협회의 강한 반발이 있었으나 지금은 사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 모델 시범사업이 마무리 되는 대로 사업을 평가해 성과를 널리 알려 의사참여 필요성을 독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