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9개 마약성분 1만개 처방 50대남성 암환자
서울-창원 오가며 하루 20차례 처방 사례도 적발···김영주 의원 "고강도 제재 필요"
2023.10.11 16:09 댓글쓰기

소위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가해자 신 모씨가 여러 병·의원에서 ‘마약쇼핑’을 했다는 의혹으로 경찰이 10여개 병‧의원을 수사 중인 가운데, 하루동안 9개 마약성분을 1만개 이상 처방받은 사례가 적발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식품안전의약처로부터 ‘의료용 마약류 다처방 환자 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를 11일 공개했다.   


김 의원 분석 결과 2022년 한해 동안, 하루에 여러 종류의 마약을 처방받은 환자 상위 10명의 행적이 수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남성 A씨는 의료기관에서 디아제팜, 로라제팜, 에스조피클론, 에티졸람, 옥시코돈, 졸피뎀, 클로나제팜, 플루니트라제팜, 플루라제팜, 히드로모르폰 등 10개 마약류 처방을 받았다. 


A씨는 2개 의료기관에서 하루동안 20차례에 걸쳐 4763개 마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남성은 서울 대형병원과 창원 병원을 오가며 처방받았다. 


50대 남성 B씨는 하루동안 1개 의료기관에서 9개 종류 마약을 총 1만137개 처방을 받았다. 그는 경기도 대형병원의 암환자였다.


50대 여성 C씨는 하루동안 4개의 대구지역 내과 2곳, 정신건강 의학과 1곳 등 의원급 3곳과 병원급 1곳을 돌아다니며 의료용마약을 289개를 처방받아 이른바 ‘병원 쇼핑’이 의심되는 사례다. 


분석 범위를 7주일로 넓혀서 살펴본 결과 40대 여성 D씨의 경우 일주일 동안 2개 의료기관에서 마약류 처방을 80건 받았다. D씨가 일주일 동안 처방받은 의료용 마약류 성분은 9종류, 처방량은 6244개였다. 하루 10건 이상의 마약류를 처방 받은 것이다.


40대 남성 E씨는 일주일 동안 서울지역 4개 의료기관을 돌며 총 29건의 처방을 받았는데 그가 처방 받은 마약의 종류는 총 10건이었고 처방량은 8173건이었다.


식약처 측은 이에 대해 “일부 환자의 경우 말기 암환자로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강한 마약성 의약품을 여러차례 처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마약성 의약품에 대한 의존증으로 여러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며 처방받는 사례도 일부 있었다. 


식약처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의 처방 정보를 분석해 처방 기준을 벗어난 의사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고 개선 여부를 추적‧관리하고 의학적 타당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지자체에 행정 처분 등을 요청한다. 


그러나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며 마약류를 처방받은 사례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제도는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의료쇼핑방지를 위해 식약처가 의료쇼핑방지정보망을 운영하고 있지만 전체 의료용 마약류 처방 의사수 10만3971명 대비 가입한 의사수는 1만1013명으로 10.6%에 불과하다. 


김영주 의원은 “한 사람이 하루 1만개 이상 마약류를 쉽게 처방받는다는 것은 의료용 마약류 처방 체계가 얼마나 부실한지 보여준다”며 “최근 의료용 마약쇼핑을 한 의혹이 있는 사람들이 교통사고를 내거나 흉기로 사람을 위협하는 등 범죄가 다수 발생하고 있어 마약쇼핑 방지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한 환자에 수차례 여러종류 마약을 처방한 의료기관에 대한 전수조사와 위법사항 발견 시 수사 의뢰 등 고강도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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