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계 교육상담료 시범사업 진료현장 '불편'
최다 참여 이비인후과 '동의서 작성 어려움 등 교육상담료 개선 절실'
2019.01.21 06:0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외과계 교육상담료 시범사업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20일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소공동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제20회 학술대회 및 정기총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장에서 느끼는 외과계 교육상담료 시범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송병호 회장[사진 中]은 “외과계 교육상담료 시범사업에 가장 참여율이 높은 곳이 이비인후과”라며 “일선 현장에서 시범사업 문제점에 대한 불만이 많다. 사전동의서, 행정 부담, 수가 등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실시되기 위해 정부는 현장의 문제에 귀기울이고 개선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외과계 교육상담료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1500여 곳의 의원급 의료기관이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이비인후과는 가장 많은 300여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시행 3달 후 시범사업은 환자들에게 필요한 교육상담과 심층진찰을 제공해 효과적으로 질환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일선 개원가에 각종 부담을 늘리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이비인후과 원장들은 환자의 사전동의서 작성에 가장 큰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외과계 교육상담료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은 시범사업에 필요한 환자에 시범사업 내용을 안내한 다음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데 실제 동의를 받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게 개원가의 입장이다.


서울 소재 이비인후과 A원장은 “외과계 교육상담료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아직 한 건의 사전동의서도 받지 못했다”면서 “진찰 도중 심층질환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 동의서를 받고 추가 검사나 진료 등을 실시해야 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진료를 받는 중에 갑자기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를 납득시키기가 쉽지 않아 교육상담료를 청구하지 않고 필요한 환자들에게 교육상담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전동의서 작성 등 절차 복잡해서 청구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서울의 또 다른 이비인후과 B원장은 “진료 중 사전동의서를 받는 것은 환자 반발이 커지게 되는 한편 교육상담을 원하는 환자들에 한해 사전동의서를 받을 때도 문제가 있다”며 “본인이 중증질환이라 교육상담이 필요할 것이라는 환자의 예상과는 다르게 감기 등 추가적인 진찰이 필요하지 않은 질환에 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전동의서 외에도 시범사업에 참여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행정부담 증가와 낮은 수가를 문제삼고 있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안영진 보험이사는 “동의서 작성 외에도 교육상담료 청구를 위해 개별 환자 개인정보를 의사가 직접 입력해야 한다. 입력하는 방식이 복잡하고 1명당 10분 가량 소요된다”며 “수가 역시 종합병원에서는 시범사업이 20분에 9만3000원이고 의원급은 2만4000원으로 책정됐다. 기본 수가가 낮아 현실성을 떨어뜨린다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외과계 교육상담료가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본 사업이 시행되면 시간과 비용이 달라졌을 때 반응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진찰은 시간만으로 책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집중도와 난이도 역시 포함돼야 한다. 시간만으로 진찰료를 차등하는 것은 의료가치를 왜곡하고 또 다른 차별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병호 회장은 “외과계 의사회가 함께 회의 때 복지부에 개선책을 전달했다”면서 “개선책에는 동의서 작성 절차 생략, 환자 개인 정보 입력하지 않도록 자료 일괄 제출, 교육상담료 수가 현실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면서 “시범사업을 분석하기 위해 행정적인 절차가 필요한 것은 이해하지만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가 시범사업 취지를 달성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이날 제11대 차기 회장을 선출했다. 이비인후과의사회 사상 초유의 경선으로 현 이비인후과의사회 보험부회장인 김규식 후보와 지난 12년동안 보험이사를 역임한 박국진 후보가 2파전을 벌였다.


두 후보의 접전 끝에 박국진 후보가 전체 투표자 681명 중 무효 2표를 제외하고 348명의 지지를 받아 차기 회장으로 당선됐다.


박국진 당선자[사진]의 임기는 2020년 1월부터 2년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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