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전면 급여화 정책 수정하고 '경쟁급여' 도입'
장성인 교수 '비급여-급여 항목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 제기
2019.07.01 05:3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급여 전면 급여화를 중단하고 비급여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과 함께 동시에 비급여를 존치한 경쟁급여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명 문재인케어로 불리는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이 사실상 전면 급여화 정책이 아님이 확인된 만큼 비급여 전면 급여화 정책 기조를 수정하고 의료소비자가 비급여와 급여 중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성인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문재인케어 중간점검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 같이 밝혔다.


장성인 교수는 “정부는 비급여의 전면 비급여화라는 이름으로 문케어를 추진하고 있지만 사실 현재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에서도 비급여는 존치하고 있다”며 “정부의 정책 기조를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에서 ‘충분한 수준의 비급여 급여화’로 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비급여를 급여항목으로 만들어 갈 것이 아니라 급여화를 하되, 같은 항목을 비급여로 존치해 국민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렇게 선택을 할 수 있다면 현실적인 급여화가 될 수 있다. 이것이 경쟁급여”라고 설명했다.


건강보험 보장률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부가 건보 보장률 70% 이상 달성을 지향하고 있지만, 보장성은 본인부담이 아니라 의료이용을 통제해도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장 교수는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률을 70% 이상으로 만들겠다고 했지만 보장률은 분자를 높여도 올라가지만, 분모를 줄여도 올라 간다”며 “결국 문케어는 의료비를 줄이려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정부의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 역시 본인부담률을 낮추면서, 의료이용을 통제하는 형태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문케어 추진 과정에서 CT, MRI, 고가항암제에 대한 모니터링은 강화되고 있다”며 “이는 결국 문케어로 소요되는 재정 규모를 낮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케어 실시로 의료전달체계 붕괴, 수가정상화 등 시급”


문케어로 인해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되고 있어 수가정상화와 급여기준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세라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는 “문케어 추진으로 정상적인 경영을 통해서는 의료기관이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민간의료기관은 도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기획이사는 “정부는 의료비를 줄이겠다는 목적으로 비급여의 급여화를 확대하고 경향심사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는 수가정상화와 급여기준 개선이며,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계현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도 “환자의 합리적인 의료이용 유인을 위한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나아가 의료전달체계 개편 없는 건보 보장성 강화는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의료기관 기능 정립을 위한 지원을 시행하고, 중기적으로 지역사회 협력체계 방안을 모색해 장기적으로는 의료전달체계의 안정성을 확보하며 의료인력을 양성하고 교육체계를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소병원계는 문케어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대형병원 쏠림현상으로 중소병원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의료계와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진규 대한지역병원협의회 공동회장은 “문케어는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의료전달체계 확립 후 추진했어야 함에도 일방적으로 추진됐다”며 “상급종합병원으로 진료비 쏠림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 질 지원금의 98%는 대형병원으로 지원되고 있고, 중소병원의 경우 도산을 우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회장은 “한정된 의료재원으로 초고령사회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료재정의 효율적 배분, 건강보험 지속성을 고려한다면 문케어 속도 조절을 해서 우선순위를 의료계와 충분히 협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政 “건보 보장성 강화, 재정 안정적 관리 상황”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무리 없이 안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예비급여과장은 “지난 2년 간 7조원 규모의 급여화 계획이 있었는데 30% 정도인 2조원 정도를 급여화했다”며 “저소득층 본인부담 상한제로 부담을 낮추고 재난적 의료비도 지원하면서, 보장성 강화 정책이 3분의 1에서, 4분의 1 정도는 진행이 됐다. 사회적으로도 상당히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문케어가 건강보험 재정 고갈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손 과장은 “재정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대부분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걱정이다. 재정에 대한 우려는 과거 김대중 정부 때부터 나왔던 것”이라며 “중장기적 재정 전망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꾸준히 있어왔지만 건보 재정은 타이트하게 관리돼 왔다”고 말했다.
 

손 과장은 “건보 재정은 매년 공개가 되며 현 정부의 계획은 다음 정부로 7조원 이상의 건보 누적흑자를 넘기는 것”이라며 “보장성 강화 정책 모니터링을 해보더라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의료비가 많이 나오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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