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권의 의대설립을 두고 여야 정치인 간의 파워게임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7.30 보궐선거에서 순천대 의대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운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과 목포대 의대신설에 공을 들여온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지역구 내 의대유치를 위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18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지원 의원의 지역구인 완도, 진도 역시 의료혜택을 받아야 하지만 “우선순위가 있다”고 발언하며 순천대 의대 유치를 주장했다.
이 위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전남에 2개 의대를 한꺼번에 유치할 수 없다면 공단이 많아서 산업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순천)에 우선순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30년 이상 화학 공업단지, 제철 공업단지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의학차원에서 연구도 필요하다”며 순천의 의대유치 근거를 내세웠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현재 당 최고위원인 이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순천 지역주민 역시 기대감이 상승하는 분위기다.
당 차원에서도 이 위원이 공약이행을 할 수 있도록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배정했고, 이 위원이 새누리당 의원으로는 전남 지역에서 처음으로 당선된 만큼 공약 이행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3선의 박지원 의원 역시 같은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정현 위원과의 의대유치 경쟁설과 관련해 “이정현 의원과 싸울 군번이 아니다”라며 맞섰다.
박 의원은 “전남에 의과대학이 없기 때문에 순천이든 목포든 생기면 좋지만 목포는 신안군, 진도군, 완도군 등 섬이 많아 사람들이 목포로 나와 광주대학병원으로 이송되는 불상사가 많다”며 “목포는 25년 전부터 의과대학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순천대는 오래되지 않았다”고설명했다.
실제 목포대의 의과대학 유치는 2012년에 준비를 시작한 순천대보다 4년 앞선 2008년에 의대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준비해왔다.
앞서 지난 8월14일 순천대학교를 방문한 새누리당 수뇌부에서조차 “이정현 의원이 의대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어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방문했는데 일반적인 얘기에 불과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쓴소리가 나온 바 있다.
이 같이 여야 전·현직 최고위원이 설전을 벌임에 따라 향후 전남권 의대유치는 정권실세로 불리는 이정현 위원과 중진의원으로서 야권 내 위상이 굳건한 박지원 의원의 정치력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