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격적인 의료기관 인수를 추진해온 명지의료재단(이사장 이왕준)이 부채를 숨기는 등의 방법으로 거액의 부정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진정서 접수에 따라 금융당국과 해당 은행은 명지의료재단에 소명 자료를 요청한데 이어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진정서에는 지난 2009년 명지병원 인수당시 차입금 및 기부금 210억원을 30억원씩 7년간 상환키로 했지만, 이를 숨기고 2012년 산업은행으로부터 13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지난 2013년 4월 외환은행으로부터 100억원의 추가 대출 당시에도 차입금 및 기부금 210억원을 숨기는 등 분식회계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의 진정서는 지난 1월 금융감독원에 접수됐다. 금감원은 산업은행에 이에 대한 조사와 그 결과를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산업은행 측은 “금감원 주문과 별도로 이곳 감사실에도 같은 내용의 민원이 접수됐다”면서 “법적인 부분과 현재 신용상의 문제 등을 검토해 조만간 기한의 이익 상실(대출 상환) 등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명지의료재단 관계자는 “차입금 및 기부금 210억원 누락은 고의가 아니”라며 “부채로 볼 것인가에 대해 법무법인에 의뢰해 검토한 결과 넣지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했다” 입장을 전했다.
그는 “산업은행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소명 요구를 받은 이후 지난달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했다”면서 “한 달여가 지난 현재까지 더 이상의 언급이 없는 것으로 비춰볼 때 대출 과정의 불법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09년 명지병원을 인수한 명지의료재단은 2012년 제천명지병원을 인수했다. 작년부터는 의과대학이 있는 서남대학교 인수를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