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코로나19 여파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과 관련, 65세 이상 대상자는 본인부담금을 5%까지 내리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019년 시작된 시범사업이 약물 치료율 개선, 합병증 감소 등 성과를 내고 있고, 인구구조 등 사회구조적 변화는 물론 건강보험재정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의원급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이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내과를 비롯해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젊은의사들의 필수의료과 기피현상과 관련해서는 “개원가가 잘 되면 해결될 것”이라는 제언도 나왔다.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박근태 대한내과의사회장은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과 필수의료 살리기 등과 같은 사안에 대해 이 같은 소신을 피력했다.
"참여 허들 낮춰야 성공하고 고혈압 및 당뇨 교육 내용 충실하게 진행하는거 매우 중요"
올해 본 사업 진입을 앞둔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은 일차의료기관이 고혈압·당뇨병 등 환자를 대상으로 교육·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향후 만성호흡기질환, 자가 관리 등 범위도 확대될 전망인데,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은 만성호흡기질환(천식·COPD)관리 시범사업, 복합만성질환 통합관리 모형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시범사업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나면서 본 사업 시행의 주요 장벽으로 65세 이상 대상자의 본인부담금 10%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서울대병원 조비룡 가정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시범사업에 참여한 환자와 참여하지 않은 환자를 비교했을 때 참여 환자는 약물순응도가 1.7배 높았고, 합병증으로 입원할 확률은 0.5배, 응급실 방문 확률은 0.45배 낮았다.
박 회장은 “만성질환관리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허들을 낮춰야 한다”며 “진료는 본인부담금을 30%로 하는 것이 맞지만, 상담료에 대해서는 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다. 특히 65세 이상은 본인부담금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65세 이상 본인부담금을 5%로 내리고 고혈압, 당뇨병 등과 관련된 질환에 대해 교육 내용을 충실하게 해주면 된다”고 자신했다.
만성질환관리 사업 본인부담금 인하 시에는 참여 의료기관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박 회장은 “본인부담금을 5% 이하로 떨어뜨리면 지금보다 더 많은 의료기관이 참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필수진료과 전공의 기피현상, 개원가 잘되면 해결될 사안”
아울러 박 회장은 필수진료과에 대한 전공의 기피현상과 관련해서 “개원의사들이 잘 되면 해결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최근 대선후보 공약으로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 등 해결책이 나오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전공의·펠로 과정 등을 거친 후 밝은 미래가 보장돼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전공의들이 월급 100만원 더 받으려고 지원을 하나”며 “개원가가 잘 되면 안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피부과, 성형외과 왜 지원하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개원가가 잘 살아야 한다. 내과의 경우도 폐업 많이 했다”며 “전공의들이 나와서 내과 등 필수의료를 맡게 되고, 개원가가 잘 된다고 하면 많은 지원자들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개원가의 저수가 문제를 해결하고, 비급여 등 진료하는 것과 수입이 차이가 없다면 좋을 것”이라며 “현재 상대가치라는 틀 안에서 개원가 청구액은 20%도 안 된다. 그만큼 개원가가 힘들다는 것”이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