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의사들 '무분별한 삭감 저지'
ECMO 관련 급증 추세…연구회 창립, 가이드라인·프로토콜 표준화 제정
2014.12.10 20:00 댓글쓰기

ECMO(체외막산소화장치)의 무분별한 삭감을 막기 위해 흉부외과 의사들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최근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탄 ECMO는 심장과 폐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응급상황에서 혈액을 빼낸 뒤 인공 막으로 부족한 산소를 공급해 다시 순환하게 하는 장비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이사장 선경)는 10일 오후 6시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물관 1층 세미나실에서 ‘ECMO 연구회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초대회장은 성기익 교수(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가 맡았다. 연구회는 다양한 현장에서의 사례와 여러 임상경험 등을 공유하는데 주력하게 된다.

 

향후 경험과 기술을 집약, 국내 ‘ECMO 가이드라인’을 만들 방침이다. 프로토콜 표준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다.

 

이미 별도 연구회를 통해 활동중인 호흡기내과, 순환기내과, 응급의학과 의사들과 연대해 학회를 발족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총무이사를 맡은 정재승 교수(고대안암병원)는 “ECMO 증례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험수가 관련 통계 외에는 현황을 파악 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없었다”며 연구회 창립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가장 큰 문제는 사용 목적에 부합하는 명확한 급여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매년 늘어가는 청구 건수 이상으로 삭감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심평원은 기존 치료법에 의해 교정되지 않는 중증 심부전 또는 기계적 인공호흡기 치료로 생명유지가 불가능한 중증 급성 호흡부전 환자에만 급여를 인정하고 있다.

 

이미 진행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회복 가능성이 없거나 비가역적 중추신경 장애 등으로 심장과 폐의 기능이 소생되기 어려워 시술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인정하지 않는다.

 

특히 올해 2월 부분체외순환 외 ECMO 수가를 별도 산정하면서 올 상반기에만 지난 4년간의 삭감 건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아지는 등 급증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 심평원 청구현황 자료에 따르면 ECMO 건수는 2010년 739건에서 2012년 1355건, 지난해 1732건였다. 삭감 건수 또한 2010년 8건에서 지난해 93건까지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209건에 달하면서 청구한 880건 중 24%가 삭감됐다. 흉부외과 의사들이 뭉쳐 ECMO 연구회를 발족하게 된 계기다.

 

정재승 교수는 “ECMO는 현장과의 괴리가 가장 큰 분야”라며 “삭감 건 중에 적응증이 안 맞는 경우도 있었겠지만, 아직 정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양한 현장에서의 사례, 임상경험 등을 공유하면서 정보가 부족한 지방 중소병원에 교육과 프로토콜을 제공하는 것이 일차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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