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계와 약계 등 보건의약계 공급자단체들이 약 17조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재정 흑자와 달리 어려운 현실에 처해있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수가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10일 서울가든호텔에서 진행된 ‘2017년 수가협상 이사장·보건의료단체장 상견례’에서는 적정수가 보장을 위한 하소연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날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메르스, 지카 바이러스 사태를 겪으며 동네의원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의료전달체계의 명확한 확립을 위해서 일차의료기관을 살리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고 운을 뗐다.
추 회장은 “일차의료기관의 점유율이 지난 2006년 26%에서 지난해 20%로 떨어졌다. 진찰 빈도 수 역시 줄어들었다. 이는 적정수가를 보전 받지 못하면 한계 상황에 봉착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병원협회 박상근 회장은 “보건당국이 집중하고 있는 보장성 강화 정책에 의료계 역시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보장성 강화로 비급여가 급여로 들어오는 순간 절반의 수익밖에 창출하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결국 대부분의 병원장들이 의료 발전을 위해 고민하기 보다는 수입과 지출에만 신경을 써야만 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박 회장은 “해외진출과 해외환자 유치에 제도적으로 심혈을 기울이는 만큼, 내부적으로도 양질의 의료 생태계를 위해 적정수가를 보장하는 협상을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은 “이번이 4번째 수가협상을 경험하고 있다. 그간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약국가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협상을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마진이 없는 전문의약품에도 신용카드 수수료가 2.5~2.7%가 부과되고, 불용재고로 약 56억원이 손실이 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약국 영업이익율 역시 2007년 13.7%에서 2014년 9.9%로 떨어졌다는 주장이다.
조 회장은 “답은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 어려운 약국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자연스럽게 수가인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외된 단체들의 한숨
이날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는 타 공급자단체 대비 열악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치과의사협회 최남섭 회장은 “수가협상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소외된 단체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최 회장은 “틀니에 이어 임플란트까지 보장성 강화 정책을 잘 따르고 있는데, 급여비가 올랐다며 불이익을 받고 있다. 적극적 수가인상으로 어려운 현실을 타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은 “건보 보장성 강화에 끼지도 못하는 현실이다. 제도권에 포함되고 싶어도 소외된 현실을 반영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밴딩 폭 미공개 원칙 등 수가협상 논의구조의 개편도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간호협회 김옥수 회장은 “간호사는 전체 의료인 중 60%라는 가장 큰 규모를 갖고 있지만, 간호관리료는 3% 수준에 머물렀다. 이것이야말로 소외된 단체라는 것을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번 수가협상을 통해 조산수가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현재 전국적으로 30여개밖에 안 되는 조산원은 활성화가 시급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은 “기획재정부 추계를 살펴보면, 2025년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노인진료비 급상승도 큰 문제”라고 언급했다.
성 이사장은 “어렵겠지만, 국민건강권을 최우선을 생각한다는 전제하에 좋은 수가협상 결과가 도출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