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보장성 악화, 건정심 구조개편" 제기
김윤 교수 "복지부 영향력 과도, 진료행위 승인·급여결정 등 수행 필요"
2023.01.03 12:32 댓글쓰기

건강보험 국고지원제도가 지난해 말 결국 일몰(日沒)되면서 건강보험 보장성 악화가 예견된 가운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구조 개편론이 다시금 제기됐다. 


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긴축 기조에 따른 건강보험 보장성 정책 후퇴 문제점과 대응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이 같은 문제가 공론화됐다. 


토론회는 노동계인 참여연대·무상의료운동본부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정춘숙·강훈식·김민석·남인순·강선우·고영인·김원이·서영석·최종윤·최혜영,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공동주최했다. 


윤석열 정부가 “보장성 강화로 과잉진료가 양산되고 건보재정 지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문재인케어’ 비판 및 개혁 기조를 세웠지만, 야당과 노동계는 이는 ‘매우 지엽적인 문제’라며 다른 근본책을 요구 중이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사진]는 “남용이 의심되는 진료비 는 약 2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건강보험 진료비가 100조 규모인데 2% 비중으로 재정 위기가 온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진료비 누수 주범으로 ▲병상공급 과잉 ▲지역 일차의원 중심 만성질환 관리 미흡 ▲실손보험 ▲작동하지 않는 의료전달체계 등을 지목했다. 


"주치의제도 활성화하고 상급종병은 중증환자만 치료하면 진료비 절감 가능"


그는 “남는 병상에 입원할 필요 없는 환자를 입원시키지 말고, 본인 거주지역 일차의원을 이용토록 주치의제도를 활성화하고, 상급종합병원에서 중증환자만 치료토록 해도 진료비 절감을 꾀할 수 있는데 이는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함께 "건보정책 심의·의결 기구인 건정심의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봤다. 재정 낭비를 막기 위해 건보 주요 의제 결정의 핵심 주체가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서 복지부가 과도한 영향력을 갖고 있고, 건강보험 관련 의제 결정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약가, 수가 등 미시적인 사안만 다루고 있다”고 꼬집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급여평가위원회와 보건의료연구원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를 통합 구성해서 행위에 대한 승인과 급여결정을 함께 수행토록 하고, 사무국을 만들어 급여·수가 등 자체적으로 의제 설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노동계도 의견을 보탰다. 김흥수 공공운수노조 사회공공성위원장은 “재정운영위원회의 가입자 대표 기구로서의 역할이 축소돼 있고, 전문평가위원회 및 급여평가위원회에 가입자 참여가 배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건정심 보험료율 결정 및 상대가치점수·요양급여비용 상한 심의 기능을 재정위원회로 이관해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며 “건정심은 의견 상충 시 조정 기능을 수행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로 위상을 정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2본부장은 “건보정책 결정 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 명단, 발언 회의록 등을 실명 공개하고 특히 공익위원 선임방법의 개편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심평원 전문평가위원회,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급여평가위원회 등은 이해상충 관계가 없는 자로 구성해야 한다”고 구성 개편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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