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국내 첫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 프로젝트가 본격화된다.
국내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고 불가능으로만 여겨졌던 임상 데이터를 활용한 AI 신약개발 프로젝트로, 1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본격적으로 업무를 개시했다. 향후 5년간 348억원이 투입된다.
특히 국내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 의향을 밝히면서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이 선택이 아닌 생존 문제로까지 부각되고 있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연합학습 기반 신약 개발 가속화 프로젝트 사업단이 이달부터 업무에 착수했다. 과제 기획을 비롯 공모 절차 등을 통해 참여기관 선정 작업에 들어간다.
'K-멜로디'로 불렸던 이번 사업은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FDD, Federated Learning based Drug Discovery) 프로젝트'로 연합학습 기술을 활용해 AI 신약개발 모델을 만드는 국가 사업이다.
유럽에서 시작된 EU MELLODDY 사업을 한국형 'K-멜로디'로 변형 기획해 시작된 프로젝트로, 지난해 추진됐다. 명칭은 'FDD 플랫폼'으로 금년 3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주관 사업단이 꾸려졌다.
FDD 플랫폼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FLAP 솔루션이 꼽힌다.
이는 현재 AI 솔루션과 달리 입력에서 출력까지(End-to-End) 예측을 하는 모델로, 임상시험 결과를 직접 예측할 수 있다.
신약개발을 위한 'FDD 플랫폼' 사업은 제약사의 독성(ADMET) 데이터 소유자 20개 내외, 플랫폼 개발자 1개, AI 모델 공급자 15개 내외로 산·학·연·병이 과제에 참여해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제약사들만 참여가 아닌 AI 모델 공급자 등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IT 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EU MELLODDY 사업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등 10개 제약 회사와 5개 IT 회사, 2개 대학이 참여해 실증했고, 미국 시총 3위 엔비디아도 AI 기반 신약개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AI 신약개발은 단순히 제약사들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기에 IT 기업 등 여러 산업군이 함께 해야 한다"며 "네이버 등 주요 IT 기업도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약개발 사업단은 제약사, 병원, 연구소 등 20개 기업·기관과 함께 수행할 계획이다. 국내 제약사가 참여하는 AI 신약개발 프로젝트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AI 신약개발 역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제약사들은 사업 참여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유한양행, 종근당, 녹십자,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 국내 상위 10개 제약사를 포함해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참여 의사를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개 내외 제약사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웅제약은 미국 크리스탈파이社 등 다수의 AI 전문기업과 헙업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신약 개발 프로젝트 15개 중 8개 과제를 AI를 활용해 진행 중이다.
이 외에 유한양행, 한미약품, JW중외제약, 삼진제약, 동화약품 등도 AI 활용에 진심이다.
김화종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장은 "AI 기술의 발전과 보편화로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으나 AI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데이터 확보에 대한 대책이 부재하다"라며 "FDD 사업을 통해 국내 최초의 성공 사례를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는 최고 성능을 얻는 네트워크 기반의 ADMET 예측 솔루션과 FLAP을 구축코자 한다"며 "산업계, 학계, 연구소, 병원 등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진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