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국내 의료진이 급성 사구체신염 면역 매커니즘을 최초로 규명해 의학계 이목을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한승석·서울의대 의과학과 이동섭 교수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급성 사구체신염의 콩팥 염증과 섬유화 매커니즘에 관여하는 VISTA 역할에 대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마우스의 콩팥 거주 대식세포에서 VISTA가 과발현되는 것에 주목했다.
VISTA는 면역관문물질 일종으로, 암 조직에서 T 세포의 지나친 활성을 억제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 그러나 정상 콩팥에 거주하는 대식세포는 암 발현과 관계없이 VISTA를 과발현했다.
연구팀은 ▲VISTA 결핍 마우스 ▲정상 마우스로 나눠 급성 사구체신염을 유도한 후 콩팥 손상 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VISTA 결핍 마우스에서 사구체 손상지표 및 신세뇨관 손상지표 모두 높게 나타났다. VISTA가 없는 경우 사구체신염에 의한 콩팥 염증이 더욱 진행된 것이다.
이는 곧 콩팥 거주 대식세포에서 과발현된 VISTA가 급성 사구체신염으로 인한 염증 손상을 줄이고 있음을 뜻한다. 실제 염증으로 인한 콩팥 섬유화도 VISTA 발현에 의해 줄어들었다.
대식세포와 콩팥 침투 T세포의 상호작용에 VISTA가 시그널로서 작용하여 T세포의 대사면역학적 특성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T세포 변화는 주변 실질세포의 사이토카인 발현량 변화로 이어졌다. 특히 인터페론감마와 인터루킨-9이 변화했다.
연구팀은 콩팥 거주 대식세포에서 발현하는 VISTA가 T세포 과잉 반응을 억제해 급성 사구체신염 발병 후 과염증과 섬유화를 예방하는 면역 매커니즘을 최초로 확인했다.
나아가 급성 사구체신염 환자의 콩팥에서 채취한 조직 검체를 분석해 인체 콩팥에서도 동일한 매커니즘 관여가 확인됐다.
한승석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급성 사구체신염에서 콩팥 거주 대식세포 역할 및 면역 관련 섬유화 매커니즘을 최초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결과는 콩팥 거주 대식세포를 활용하거나 표적으로 한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핵심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임상연구저널(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최신호에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