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아시아 최초로 만성골수성백혈병 4세대 표적항암제 ‘애시미닙’ 3상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은 김동욱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처음 진단된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게 애시미닙을 투약하는 3상 국제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아시아에서는 최초이며, 전 세계적으는 스페인에 이어 두 번째다.
김 교수는 지난 2019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서 애시미닙 안전성 및 효과를 발표한 바 있다. 김 교수는 향후 5년간 환자 등록 및 결과분석을 진행한다.
불치병으로 불리던 만성골수성백혈병은 2001년 세계 최초 표적항암제 이매티닙(글리벡)이 사용된 이후 다양한 표적항암제 개발로 생존 기간이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환자에서 내성이 발생하거나 급성기로 진행돼 10년 이상 생존율은 85% 정도에 불과하다. 이 경우 새로운 표적항암제 임상시험 또는 동종조혈모세포이식 이외에는 대안이 없었다.
김동욱 교수는 2014년부터 1, 2, 3세대 표적항암제에 내성 또는 부작용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세대 표적항암제인 애시미닙 임상 1, 2상 연구에 참여해 60% 이상 환자에서 백혈병 유전자 감소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했다.
애시미닙은 노바티스가 개발한 TKI(티로신 키나아제 저해제) 계열 4세대 표적항암제로서 암 단백질을 표적 공격하는 기전은 기존 1~3세대 표적항암제와 전혀 다르다.
ATP 결합 부위를 차단하는 기존 표적항암제와 달리 애시미닙은 BCR-ABL1 암 단백질 미리스토일 부위에 결합해 기존 표적항암제에서 발견된 내성 돌연변이 상당수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애시미닙은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기존 표적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2, 3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처음 진단된 만성골수성백혈병 만성기 환자를 대상으로 국제임상시험을 실시하게 된 것이다.
이번 임상시험은 아시아 최초이자 전세계에선 두 번째 사례다. 연구기관인 의정부을지대병원은 24일 첫 투약 환자를 시작으로 향후 5년간 지속적으로 환자 등록 및 결과분석을 진행한다.
이번 연구는 항암제를 일평생 복용해야 하는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게 궁극적인 목적이다.
일정기간 완전유전자반응을 얻은 환자에서 표적항암제를 중단하는 ‘기능적 완치’를 목표로 연구, 개발되고 있어 모든 표적항암제를 연구하는 의생명과학계의 관심이 높다.
김동욱 교수는 “이제까지는 기존 표적항암제에 부작용 또는 내성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애시미닙 효능과 안전성을 연구했다면, 이번에 시작하는 연구는 처음 진단된 환자에게 적용해 ‘완치’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세대 표적항암제 초기임상시험으로 만성골수성백혈병이 완치 가능한 질환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