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안동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코로나19 감염돼 사망한 환자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북권역응급의료센터인 이 병원에선 최근 13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 중 20여 명은 사망했다.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안동병원 코로나19 사망자 유가족입니다. 안동병원과 안동시 방역당국을 조사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지난 1월 6일 시작된 청원은 10일 오후 12시 기준 2856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자신을 안동병원 환자 가족이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저희 어머니는 안동병원발 사망자 중 두 번째”라며 “화이자 백신 2차까지 접종 완료한 상태이셨으나 돌파감염이 됐다”고 운을 뗐다.
청원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1일 병원 종사자로부터 감염이 시작됐다. 하지만 병원은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환자와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확진자와 비확진자가 동일한 병동에서 주말을 보내게 됐고, 이 과정에서 감염이 확산됐다는 것이 청원인의 주장이다.
청원인은 “13일이 돼서야 부랴 부랴 코호트 격리를 추진하고 환자 및 병원 종사자 전수검사를 실시했다. 또한 코로나 발생 초기에 안동시가 안동병원에 진입해 상황을 통제하려고 했지만 병원은 ‘자체적으로 검사하겠다’며 검사에 필요한 물품 공급만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당시 일부 환자들은 개별적으로 격리도 없이 병동으로 들어가는 입구만 봉쇄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호트 격리가 이뤄진지 열흘가량 지난 뒤에야 음압병실이 구축되는 늑장대응이 이뤄졌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청원인은 “결과적으로 안동시와 병원의 미흡한 대처로 1월 3일 기준 확진자 136명 및 사망자 20명, 치명률 14.7%를 기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요양병원도 아닌 권역 대형 종합병원에서 사망 20명과 14.7%의 치명률이 나오게 됐다. 이는 전국 평균 치명률인 0.9%보다 16배나 높은 수치”라며 “안동병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감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구체적으로 ▲12월 11일 코로나19 최초 발생 후 보고체계는 어떠했는가 ▲당시 안동시는 어떤 조치를 취했는가 ▲안동병원은 역학조사 지시를 제대로 따랐는가 ▲코호트 격리 결정 전까지 법규에 따라 확진자를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이송했는가 ▲격리절차 및 음압병실 전원 절차가 제대로 이뤄졌는가 ▲호흡기 내과 전문의 감독 하에 적절한 치료가 시행됐는가 등에 대한 병원과 관할 지자체 답변을 요구했다.
청원인은 “안동병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감사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우리 사회에 발생하지 않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촉구했다.
이번 유가족 주장과 관련해 안동병원 측은 앞서 "사실 무근"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데일리메디는 안동병원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시도해 봤지만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