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정된 듯 국민 기망" vs "확정 아니다"
醫 "여론 형성해 재판부 압박" 비판에 政 "인원 변경내역 정리한 것" 해명
2024.05.03 06:42 댓글쓰기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4일 40개 대학 총장과 영상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법원이 정부에 행정소송 항고심 결정 전까지 내년도 의대 정원을 승인하지 말라고 요청한 가운데, 전국 31개 대학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 발표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이번 발표가 모집인원 확정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으나, 행정소송을 제기한 의대생 측은 "국민은 발표된 모집인원을 확정된 것으로 오해하고 기망당했다"고 지적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대 정원 증원‧배분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한 의대생 측과 상대방인 교육부 측은 이날 각각 서울고등법원에 참고서면을 제출했다. 참고서면은 변론 종결 후 재판부의 심증 형성을 위해 참고용으로 제출하는 자료다.


앞서 의대생‧의대교수‧전공의 등 18명이 보건복지부 및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의대 증원 절차를 멈춰달라"며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으며, 이에 대한 항고심이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지난달 30일 열린 심문에서 정부 측에 "법원 결정이 나기 전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의 승인 절차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일렀다.


그러나 교육부가 2일 오후 정원이 확대되는 의대 32곳 중 31곳이 대교협에 제출한 내년도 모집인원을 취합해 발표하며 논란이 빚어졌다. 


이번 발표에 따라 2025학년도 전국 의대 정원이 4547~4567명으로 전망되면서 법원의 보류 요청에도 정부가 사실상 확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정부 측 소송을 대리하는 정부법무공단은 재판부에 참고서면을 보내 "이번 발표는 대학별 2025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 확정 의미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2025학년도 의대별 모집인원은 아직 확정된 바 없으며, 확정은 법령상 절차에 따라 대교협의 심의를 거쳐 5월 말경에 이뤄질 예정"이라며 "해당 시점은 재판부가 예정한 집행정지 결정 시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의대생 측 "의대 증원 확정됐다고 또 다시 속았다. 정부가 국민‧재판부 기망"


이에 의대생 측도 즉각 참고서면을 보내 "정부 측은 재판부를 기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대생 측은 "다수 언론도 '확정'이라고 보도했고, 수많은 국민, 수험생, 학부모들도 의대 증원이 확정된 것으로 오해하고 기망당했다"며 "교육부가 노리는 속셈은 국민들을 속여 확정된 여론을 형성하고 이를 악용해 재판부를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나치 독일의 선전선동장관 괴벨스가 즐겨 사용했떤 대중선동과 여론조작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일갈했다.


또 정부 측이 "고등교육법령과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라 각 대학이 대교협 승인을 얻어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하기 위해 제출한 대학별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변경 내역을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에 의대생 측은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의대생 측은 "대교협의 2025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에는 이 같은 내용이 전혀 없고, 기본사항에서도 각 대학의 시행계획 및 변경에 관해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규정된 일정을 설명하고 있을 뿐"이라고 따졌다.


의대생 측 법률대리인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2일 별도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 측은 금일 발표에 대한 언론보도가 재판부를 화나게 할까봐 참고서면을 제출해 변명했으나 그 변명 또한 거짓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언론을 통해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데 이어 같은 날 변호사를 통해 법원에 대한 사기극을 벌였다"며 "국민과 법원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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