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委, 정부 강력 비판…"공개토론 희망"
박명하·박인숙·주수호 차기 회장 후보, 비대위 활동과 회장 선거활동 '병행'
2024.02.15 06:16 댓글쓰기

"정부는 28차례에 걸친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 증원을 협의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거짓말이다. 의대 증원 추진을 위해 의사들을 들러리 세우기 위한 회의만 해왔을 뿐이다."


대한의사협회가 의대 정원 증원 저지를 위해 새롭게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게 된 김택우 위원장은 14일 첫 기자회견에서 작심한 듯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의대정원 증원을 위해 의료계와 수차례 협의를 하고자 했으나 의료계가 이를 외면했다는 정부 거짓말을 지적하며, 애당초 대화할 마음이 없었던 것은 정부 측이었다고 일갈했다.


김택우 위원장은 "우리 의사들은 국민 생명을 볼모로 파업 투쟁을 하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 대한민국 의료정상화를 위해 정부의 불합리한 의대정원 증원 추진을 막아내겠다"고 천명했다.


이어 "의료계는 그동안 정부에 수차례 필수의료 살리기를 위한 대안을 제시했지만 정부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며 "그러다 의대 정원 증원을 전제로 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갑자기 내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양심이 있다면 의대정원 문제를 놓고 의료계와 협의했다, 합의했다는 말은 해서는 안된다"며 "우리가 TV토론회를 제안한 것도 아무리 의견을 전해도 듣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정부가 대화를 원하면 우리는 언제나 토론회에 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깨진 독 고치지 않고, 물 더 부어 해결하려는 정부 정책 문제"

"정부가 전공의 겁박하면, 선배 의사로서 가만있지 않을 것"


또한 대규모 의대 정원 증원 규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4월 총선을 겨냥한 표심잡기용 정치적 결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박인숙 비대위 대외협력위원장은 "지금이 전시상황도 아닌데 갑자기 의대 정원을 2배 가까이 올리는 파격적인 조치가 왜 필요하냐"며 "이번 의대 증원은 정치적인 결정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국민 밉상인 의사들을 매도해 총선 전에 표를 얻으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의사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밥그릇이 줄어들까. 오히려 국민들, 아니 다음 세대의 건보료만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외협력위원장은 "우리는 의사를 위한 투쟁을 하는 게 아니다. 의사는 이미 매년 3800여명씩 배출되고 있다. OECD 통계도 몇 년 뒤면 해석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무리한 의대 증원으로 이공계가 망하고, 기간산업이 망하면 그 피해는 결국 미래 세대가 감당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도 "의사들의 목표는 파업이 아니라, 우리의 주장을 들어달라는 것"이라며 "의사들이 파업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기에 극단적인 행동에 내몰리게 된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2000년과 비교하면 현재 15세 미만 소아는 35만명 줄었지만, 소청과 의사회는 2000명 늘었다"며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게 팩트다. 그런데 왜 소아과 오픈런이 생겼느냐"고 반문했다. 


주 언론홍보위원장은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중하지 않고 오히려 10~15년이 걸리는 해법을 내놓고 있다"며 "지금 독이 깨져서 물이 새고 있는데 깨진 부분을 고치지 않고 물을 더 많이 부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비대위는 이처럼 불합리한 정부 정책에 반대하고, 의대 정원 저지 투쟁을 위해 나선다는 방침이다. 오는 17일 예정된 비대위 첫 회의에서 구체적인 투쟁 로드맵이 정해질 예정이다.


이날 총파업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필수 집행부 당시 실시했던 의사 회원 대상 총파업 설문조사 결과는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은 "현재 전공의들과 긴밀히 대화를 하고 있다"며 "대외적으로 공공연하게 어떻게 하겠다고 말하고 있지 않지만,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해두고 이들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전공의, 의대생들이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게 겁박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더 큰 문제"라며 "후배들에게 강경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선배 의사들이 가만있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필수 前 의협 집행부에서 실시했던 총파업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묻자 김택우 위원장은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이에 현재 총파업 참여 여부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차기 의협 회장 후보들은 비대위 활동과 더불어 의협 선거도 함께 치를 계획이다. 차기 의협회장 선거가 의료계 투쟁의 변수가 되지 않도록 단일대오를 유지하며 투쟁한다는 것이다.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은 "의대 증원 저지 비대위 활동을 하면서 회장선거 운동을 벌이는 것은 제 양심상 허락하지 않는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의대 증원 저지다. 비대위 활동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박인숙 대외협력위원장도 "의료계가 풍전등화인 상황인데 의협 선거가 이보다 중하겠느냐.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보태달라고 김 위원장이 제안했기에 투쟁을 위해 당연히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 역시 "의대 증원 저지를 막는 게 급선무"라며 "전공의, 의대생, 개원의 등 다양한 직역 및 지역 의사들이 힘을 합쳐 이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은 의협 회장 선거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현택 후보는 비대위 역할을 후방에서 지원하기 위해 비대위원으로 합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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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대 02.15 09:46
    퇴근하면서 보니 임대 구함이라는 1년 이상 공실 상가들이 보이더라.  10년후면 저곳에 의원이 하나 둘씩 새로 개원하겠지.  결국 건물주 좋은 일 아니냐....  석두와 건희도 상가가 있을까 싶더라.    이젠 건물주들의 세상이 되는구나
  • 다수의 국민 02.15 09:28
    다수의 국민이 언제 의사인 편이 한번이라고 있었냐.  그건 착각이다.  그런적은 단언컨데 한번도 없었다.  의쟁투 부터 힘에 의한 의사 권리를 찾았던 거다.  그만큼 막강한 파워가 있는거다.  그 파워는 어디에서 오는가?  그게 핵심이다.  년 5천명 나오면 의사는 공멸...  의사가 택시운전하는 국가되는건 나도 알고 모든 의사가 아는 사실아니냐.
  • 예측 가능한 싸움하면 진다. 02.15 09:22
    예측할 수 없는 방법..  그냥 막가파식 전술.  니가 죽나 네가 죽나 보자라는 그런 전술이 필요하다.

    상대는 이미 증원 계획 다세우고 대처법까지 선제적으로 내고 있는데...  지금까지 회의나 하고 있으니 답없다.  싸움 시작과 동시에 강력하게 대처 했어야지  ...  12척의 배로 싸움에 임하는 그 자세라면 반드시 승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