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사직 본격화…"맡은 환자 진료 후 떠나겠다"
울산·고대의대 등 24곳 사직서 제출…"2000명 증원 철회" 촉구
2024.03.25 14:19 댓글쓰기




25일 오전 고대안암병원에서 열린 교수, 전공의, 의대생들이 의대 증원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의과대학 교수들이 예고대로 25일 집단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다.


교수들은 정부에 지속 2000명 증원 철회를 요구하며,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場)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비대위와 연대한 의대 교수들은 오늘 사직서를 제출함을 고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전국적인 전공의 사직, 의대생 대량 휴학 및 유급, 중증 및 응급 환자들의 고통, 이로인해 수련병원 교수들이 한계 상황에 몰려 희생자가 나오는 의료파행을 유발한 것은 정부"라며 책임을 물었다.


이어 "우리는 파국을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교수직을 던지고, 책임을 맡은 환자 진료를 마친 후 수련병원과 소속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의료를 살리는 골든타임의 마지막 순간에 도달했다"며 "정부는 의대생, 전공의, 교수가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근거 없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철회하고, 당장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비대위는 대화의 두 가지 전제 조건으로 "전공의에 대한 사법적 조치를 거두고 그들의 명예를 회복"할 것과 "정부와 전공의를 포함한 의료계가 함께 협의체를 마련해 의대 정원을 비롯한 대한민국 의료정책을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해 수립"하라고 제시했다.


울산·고려의대 교수들 사직서 25일 오전 사직서 제출 


전국의대 비대위는 앞서 지난 19일 3차 총회에서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총회에는 강원대, 건국대, 건양대, 경상대, 계명대, 고려대, 대구가톨릭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울산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등 19개 의대가 참여했다.


이 중 서울아산병원‧울산대병원‧강릉아산병원 교수들로 구성된 울산의대 비대위는 25일 "교수 433명이 오늘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용인세브란스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도 오늘 오후 6시에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안암‧구로‧안산) 교수들로 이뤄진 고려의대 비대위도 이날 총회를 열고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고려의대 교수들은 이날 오전 각 병원에서 모여 온라인 총회를 열고 "전공의와 의대생에 대한 비방과 위협을 즉시 멈출 것"과 "잘못된 의료 정책과 정원 확대 추진을 철회하고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고려의대 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집단적 영달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바로잡고자 교수들에게 환자를 잠시 부탁한 것이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의사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잘못된 정책에 손상되지 않도록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교수들은 "교육은 백년대계, 의대는 하루만에?", "지지율에 희생되는 세계최고 K-의료", "전공의 면허정지 대한민국 의료정지" 등의 구호를 제창한 후 회의장에 마련된 수거함에 사직서를 줄지어 넣고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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