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계속된 경영악화로 매각설이 끊이질 않던 명지병원이 지난 1일 매각을 공식화 하고 새주인에게 경영권 일체를 넘겼다. 이에 따라 명지병원에는 향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명지병원을 인수한 이왕준 신임 이사장 역시 병원의 현 경영상황을 ‘위기’로 진단하고 생존을 위한 대대적인 개혁과 조직 쇄신을 천명했다. 때문에 명지병원 직원들과 의료진은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우선 현 김재욱 원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대폭적인 물갈이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왕준 이사장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조만간 병원장을 포함해 병원 경영의 책임을 맡고 있던 직원들의 교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기적으로도 경영진 개편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실제 현 보직자 상당수가 오는 8월 말로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새로운 캐비넷 구성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병원장의 경우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에서 영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이사장은 “신임 병원장은 외부 인사가 될 것”이라며 “현재 몇몇 분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경영진 뿐만 아니라 의료진에도 인사 태풍이 불 전망이다.
이왕준 이사장은 내외부적으로 말이 많았던 노(老) 교수 과다 포진을 명지병원의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쇄신할 뜻을 내비쳤다.
실제 명지병원은 지난 수 년간 대외 신뢰도 향상 차원에서 정년을 앞둔 명의(名醫) 교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이 이사장은 “명지병원이 그동안 비효율적으로 인력을 운영해 왔다”며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상 의료진들은 교육과학기술부에 등록된 교수 신분인 만큼 병원 차원에서 임의적인 인사 조치는 불가능하다”고 말해 본인들의 자진 사퇴를 암시했다.
형님은 형님대로, 아우는 아우대로!보직자나 의료진에 비해 신분보장이 확실시되는 행정직의 경우 처우 문제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왕준 신임 이사장이 중소병원인 인천사랑병원 원장이라는 부분에서 혹여나 급여가 중소병원 수준으로 하향조정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명지병원 직원들의 처우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왕준 이사장은 “직원들이 급여 변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지만 명지병원과 인천사랑병원은 별개인 만큼 각각의 위치에 맞는 처우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형님은 형님대로, 아우는 아우대로 갈 길이 있다”며 명지병원을 인천사랑병원과 결부시키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이사장은 명지병원과 인천사랑병원의 독립적 운영을 위해 본인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과 명지병원 의료원장을 맡고 인천사랑병원은 조만간 후임 병원장을 선임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현재 바닥을 찍은 명지병원의 경영상태를 호전 시키는데 당분간 전력을 다할 생각”이라며 “직원들은 괜한 기우를 버리고 경영 정상화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사랑병원도 관동의대 수련병원?관동의대의 수련병원인 명지병원이 매각됨에 따라 의대생들의 수련환경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일단 관동의대 수련병원으로서의 지위는 그대로 지속된다. 때문에 관동의대생들은 예전처럼 명지병원에서 실습이나 졸업 후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밟을 수 있다.
명지병원은 관동의대 부속병원이 아니라 협력병원인 만큼 이번 인수로 인해 병원과 의대의 관계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는게 이왕준 이사장의 설명이다.
이왕준 이사장은 “명지병원은 앞으로도 관동의대 수련병원 역할을 유지할 것”이라며 “병원의 경영권 이양과 의대와의 관계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동의대생들은 명지병원 외에 인천사랑병원에서 수련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왕준 신임 이사장이 인천사랑병원을 관동의대 협력병원으로 추진하는 부분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왕준 이사장은 “학생 교육 및 전공의 수련의 질이 높아지고 병원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면 검토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며 사실상 협력병원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왕준 이사장은 이를 위한 포석도 이미 놓아 둔 상태다. 인천사랑병원은 최근 2010년도 수련병원 지정을 신청하며 관동의대 협력병원을 향한 행보에 들어갔다.
만약 인천사랑병원이 수련병원 지정을 받게 될 경우 관동의대생들은 명지병원과 제일병원은 물론 인천사랑병원에서 수련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