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중증도 분류 결과 경증에 해당하는 환자를 다른 응급의료기관에 이송할 수 있게 됐다. 본래 취지인 중증 응급환자 진료에 주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응급환자 이송시 중증도, 지역이송체계 등을 고려, 적절성을 높이고 응급의료기관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환자 수용 요청을 거부할 수 없는 근거도 마련됐다.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는 이 같은 내용의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포함한 소관 24개 법안이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응급의료법 개정안은 지역응급의료위원회 심의 사항 확대, 시·도 응급의료지원단 설치 등 지역 중심의 응급의료체계 강화 기반을 마련토록 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응급환자 중심 진료를 위해 경증환자는 다른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개정안은 응급의료기관은 응급환자 수용능력 확인을 요청 받은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의료를 거부 또는 기피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병원계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대한병원협회 등은 “현장에서는 다양한 사유로 인해 응급환자를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기준 설정 등 현장 상황이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정안에는 응급의료기관의 보고 업무 관련 복지부, 지자체에서 업무상황, 시설 또는 진료기록부, 간호기록부, 출동 및 처치 기록지, 운행기록대장 등 관계 서류를 검사하거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응급의료종사자 및 응급의료기관 등에 필요한 사항을 보고 또는 관계 서류 제출을 명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응급의료기관은 정당한 사유없이 거부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급차 운용자는 환자 이송시 응급환자의 중증도와 전반적인 환자의 상태와 지역응급의료 이송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송해야 한다는 조항도 신설됐다.
보건관리자를 둬야 하는 사업자 중 상시 근로자가 300명 이상 사업장의 경우 자동심장충격기 등 응급 장비 설치를 의무화했다. 이에 관한 안내표지판을 필수적으로 부착하는 등 응급 장비 확충 및 관리 강화에 대한 근거도 마련됐다.
이날 국회는 혈액관리법 개정으로 매년 6월 14일을 헌혈자의 날로 지정,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헌혈자에 대한 예우 증진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원료용 혈액의 공급 가격을 관리하고 배분하는 등 안정적 수급을 위한 조항을 신설, 혈액 관리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했다.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장기 등의 기증활성화를 위해 실시하는 지원정책의 대상에 기증 희망자도 포함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기증자에 대한 추모·예우사업 주체에 지방자치단체를 추가했다. 또한 장기 기증자 또는 그 가족 및 유족과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 간 서신 교환 등의 교류 활동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규정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외에도 아동수당법, 국민건강증진법, 사회복지사업법 등 21개 개정안이 함께 통과됐다”면서 “이들 법안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법안별 시행일에 맞춰 시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