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제약사, ESG 경영 화두…실상은 낙제점
2022년 'S·A+ 등급' 전무…조사 대상 기업 중 70% 'C·D 등급'
2023.04.04 05:54 댓글쓰기




국내 제약사들이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경영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 아직 기업 내부에 깊이 뿌리 내리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상위업체 몇 곳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는 ESG 평가에서 낙제 수준의 점수를 받은 곳도 있다.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2022년도 ESG 평가' 결과에서 제약바이오업체 약 100곳 중 B+ 등급을 받은 곳은 20여 곳에 불과했다.


한국ESG기준원은 국내 상장기업 974곳을 대상으로 ESG 경영 성적을 평가했으며, 상장 제약사 99곳이 포함됐다.


평가는 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별로 평가를 한 뒤 종합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등급은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등 7개로 나뉜다.


평가를 받은 99개 상장 제약사 중 최고 등급인 S등급과 A+등급을 받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제약업체 가운데 최고 등급은 A등급부터 시작됐으며, 해당 업체는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에스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5곳이었다.


B+등급은 JW홀딩스, 경보제약, 녹십자, 녹십자홀딩스, 대웅, 대웅제약, 보령, 에스티팜, 영진약품, 유한양행, 일동홀딩스, 종근당, 종근당바이오, 종근당홀딩스, 지씨셀, 한독,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등 18곳이 해당됐다.


B등급은 대원제약, 서흥,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유나이티드제약, 일동제약, 환인제약, 휴온스 등 8개사로 파악됐다.


C등급은 HLB생명과학, JW생명과학, JW중외제약, 광동제약, 국제약품, 동국제약, 동성제약, 동화약품, 레고켐바이오, 부광약품, 셀리버리, 신풍제약, 씨젠, 아미코젠, 알테오젠, 알앤씨바이오, 유유제약, 이연제약, 인트론바이오, 일양약품, 케어젠, 코오롱생명과학, 파마리서치, 하나제약, 한올바이오파마, 휴온스글로벌, 휴젤 등 27개사였다.


최하 수준인 C등급과 D등급에 해당되는 업체는 68곳으로 조사 대상 업체 중 3분의 2가 이에 해당됐다. 인증원은 이들 기업은 공개하지 않았다.


분야별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각각의 평가를 보면 그나마 사회 분야에서 다수 업체가 높은 등급을 받았다. 각 분야별로 S등급을 받은 곳은 없었다.


사회 분야 A+등급은 SK바이오사이언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일동제약,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등 6곳이었고 A등급 15곳, B+등급 12곳, B등급 7곳, C등급 15곳, D등급 44곳으로 확인됐다.


지배구조 분야에선 A+등급을 받은 제약사는 없었다. A등급은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에스티, 삼성바이오로직스, 에스티팜 등 6곳이었으며, B+등급 24곳, C등급 19곳, 33곳 D등급이었다.


환경 분야에서도 A+등급은 없었다. A등급은 SK바이오사이언스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두 곳에 불과했다. B+등급도 SK바이오팜, 보령, 영진약품, 종근당, 종근당홀딩스 등 5곳에 그쳤다. B등급 16곳, C등급 11곳, D등급 65곳이었다.


전반적으로 사회 분야와 지배구조 분야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으나, 환경 분야에서는 특히 저조할 정도로 부진했다.


제약바이오업계의 ESG 성적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평가를 받은 데는 지난해 평가 기준이 강화된 측면도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ESG기준원은 지난해부터 부정적인 ESG 이슈를 반영하는 심화평가 비중을 확대, 전체적인 등급이 하락했다.


그럼에도 제약업계 전반이 낮은 등급을 받은 것은 아직까지 제약사들의 ESG 경영이 대부분 자리잡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제약사, ESG 관련 교육 운영 30% 미만


이는 지난해 제약업계 ESG 관련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업계 전반적으로 ESG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評)이 지배적이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지난해 제약바이오기업 71개사 ESG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약 80%가 "ESG경영이 산업 발전과 지속 가능 여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ESG 경영을 위한 노력은 인식과 별개로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나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ESG위원회를 운영하는 곳은 조사 기업 중 28.2%, 지속가능보고서 발행은 25.4%에 그쳤다. 또 ESG전담조직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29%에 불과했다.


응답기업 83.1%가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지만 ESG 관련 안건을 산정하는 경우는 33.9%였으며, ESG 관련 교육을 운영 중인 회사도 26.8%로 적었다. 교육은 연간 1회 이하였다.


제약바이오협회 김명중 경영기획팀장은 "제약업계는 아직 조직 내 ESG 내재화하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되기 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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