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소아청소년과 붕괴 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소아과뿐만 아니라 소아안과 등 연관 과에 대한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린 '제130회 대한안과학회 학술대회 및 제16회 한중일 안과학술대회'에서 '소아를 위한 필수의료, 안과의 역할은?'를 주제로 세션이 진행됐다.
대한안과학회에 따르면 2021년 출생아 수는 26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출생아 수가 35만 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4년 사이 연간 출생아 수가 10만 명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이에 따라 소아안과 전문의 기피현상도 심각해지고 있다.
소아안과 의사 수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 42명, 부산 7명, 대구 9명 등이다. 전라남도는 1명, 울산과 충남은 0명이다.
김응수 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 홍보이사는 소아안과 기피현상의 원인으로 낮은 수가를 꼽았다.
김 이사는 "소아안과학회 회원 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아안과 영역의 문제점으로 낮은 수가를 꼽은 이들이 제일 많았다. 이어 ▲전문의 취득 후 소아안과 전문의 기피현상 ▲소아안과 특성상 개업하기 어려움 등이 뒤를 이었다"고 말했다.
조사에 따르면 소아안과에서 가장 어려운 점을 묻는 말에도 낮은 수가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보호자 설명에 대한 부담감 ▲낮은 수술료 문제 ▲소아수술에 대한 부담감 순이었다.
김 이사는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정부 대책이 소아청소년과에 한정돼 있는 점을 지적했다.
김 이사는 "현재 정부 대책의 대부분은 소아청소년과에 한정돼 있다. 소아안과도 정책을 개발하고 복지부와 잘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김 이사는 ▲소아안과 필수진료 영역으로 지정 ▲소아안과에 대한 수가 지원(소아백내장 등) ▲환자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 ▲영유아국가검진에 시각검진 조기 도입 등의 방안을 제언했다.
"소아안과 정책적 뒷받침 부재, 소아 관련 진료과들 힘 합쳐서 목소리 내야"
임현택 대아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도 정책적 뒷받침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임 회장은 "요즘 저출생 문제가 심각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미숙아는 굉장히 늘었다"며 "미숙아망막증, 선천성 백내장과 녹내장, 소아사시, 소아약시, 감염성질환 문제, 종양 등 아이가 성인으로 잘 성장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의료 인프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소아안과에 대한 정책적인 뒷받침이 없어 큰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점점 아이를 적게 낳는데 그 아이들조차 제대로 진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비단 소아과만의 문제가 아니라 연관 과도 같이 무너지고 있다. 언론에서는 소아과 얘기만 나오고 다른 과가 언급되지 않는데, 소아안과 등 연관 과도 의료체계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정책 반영을 위해 소아 관련 과가 힘을 합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의사들의 가장 큰 문제는 뭉치지 못하는 거다. 개원의, 봉직의, 교수, 전공의 등 미세하게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다. 과별로도 이해관계가 다르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우리가 '소아'라는 전공을 결정할 때 가장 큰 선택 요인은 '아이들이 예뻐서'"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은 선거가 있는 해다. 소아과를 비롯해 소아안과, 소아외과, 소아정형외과, 소아마취가 등이 모여서 목소리를 내보자"라며 "저 혼자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수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