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사직 D-day…"엄포 아니라 진짜 떠난다"
전공의 집단사직 후 절망·분노 참고 진료봤지만 '체력적 한계' 직면
2024.04.25 05:55 댓글쓰기




방재승 서울의대 비대위원장이 24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오늘(25일)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되면서 병원 안팎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직서 효력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와 별개로 상당수 교수들은 이미 병원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교수들 사직 움직임 현실···"의료 붕괴는 이미 시작됐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 교수들은 각 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사직 현황과 의사를 재확인하는 등 본격적인 사직 절차에 돌입하고 있다.


특히 서울의대 비대위 수뇌부 중 교수 4명은 내달 1일부로 병원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방재승 서울의대 비대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은 24일 오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제(23일) 부원장님을 만나 뵙고 사직에 대해 말씀드렸다"며 "5월이 되면 의료붕괴는 100% 오게 된다. 끝까지 남아 환자를 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밝혔다.


이어 "교수들이 쓸 수 있는 제일 마지막 카드는 사직이다. 그런데 정부는 교수들 사직이 실제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소위 '뻥카'일 가능성이 크다는 식으로 매도하고 있다. 정부가 우리의 진정성을 못 믿겠다면 우리는 사직하겠다"고 결심을 굳혔다.


앞서 서울의대, 울산의대 등 10여개 의대 비대위가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3일 오후 8차 총회를 열고 "정부의 사직 수리 정책과는 관계없이 예정대로 25일부터 사직을 시작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서울성모병원 교수들이 포함된 가톨릭의대 비대위는 전의비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나 오는 26일 사직서 일괄 제출 여부를 별도로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한 달간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의 규모는 명확히 집계되지 않았으나, 일부만 이탈을 시작하더라도 의료현장에 미칠 여파는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다.


의대 교수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A교수는 "대학병원에서 협진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콩팥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라도 심장이 안 좋으면 심장 전문의와 협진한다. 만약 심장 전문의가 떠나면 그런 환자들에 대한 진료의 질(質)이 굉장히 낮아질뿐더러 진료 자체가 안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얼마 전 충청지역 심장내과 교수님이 사직하신다고 하던데, 그런 분들이 떠나면 지역에서 심근경색을 치료하기 어려워진다. 심근경색은 초응급 상황이기 때문에 서울로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큰 댐에 구멍이 나듯 의료붕괴는 이미 시작됐다"고 개탄했다.




전공의 이어 교수 사직도 법적 다툼 전망


그럼에도 정부는 교수들의 사직 규모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지난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일부 교수들이 예정대로 사직을 진행한다고 표명한 데 대해 유감"이라면서도 "현재까지 대학본부에 정식으로 접수돼 사직서가 수리될 예정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절차와 형식, 내용을 갖춰 정당하게 당국에 제출된 사직서는 많지 않고, 이를 수리할 계획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사표를 냈으니 내일부터 출근 안 한다고 할 무책임한 교수님이 현실에서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교수들이 민법 제660조에 따라 사직서 제출 후 1개월이 지나면 계약해지 효력이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정부는 사직서 수리가 되지 않고서는 사직이 불가능하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앞서 박 차관은 22일 브리핑에서 "국립대의대 교수는 공무원이고, 사립대의대 교수 역시 공무원법을 준용하게 돼 있는 만큼 사직서 제출 한 달 뒤 자동으로 효력이 발생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조계는 교수들이 국가공무원법 적용을 받는다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법적으로 따져야 할 요소가 적잖다는 의견이 다수다.


이와 관련, 임무영 임무영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자신의 SNS에 "사직서가 수리될 때까지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정부 주장은 거짓"이라며 "국가공무원법 제58조 제1항은 사직서 접수 전의 결근에 대한 조항에 불과하고, 의원면직(사직)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 면직에 대한 내용이 규정돼 있지 않다는 것은 결국 사직이 민법의 일반조항에 의해 규율된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또 "공무원이 사의를 표했을 때 임용권자는 원칙적으로 수리의무가 있다"며 "상당한 기간까지는 수리해야 한다고 해놓았는데 그 기간이 얼마인지는 알 수 없고, 법원의 판결도 없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지만 한 달을 넘긴다고 해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5월 1일 사직하기로 한 배우경 서울의대 비대위 언론대응팀장(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은 24일 오전 서울의대 비대위 브리핑에서 "여러 법조인 의견을 들었는데 통일된 안은 없었다. 전공의들이 업무개시명령을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교수 사직도 법원에 가서 다퉈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을 떠난 뒤에 만약 법원에서 사직이 안 된다는 결론이 나면, 사직도 안 됐는데 출근하지 않은 무단결근으로 인한 징계를 받게 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지칠 대로 지쳤다" 병원 남은 교수들은 주 1회 휴진


병원에 남은 교수들은 일주일에 하루 휴진을 선언했다. 전공의들이 지난 2월 20일 이탈한 뒤로 당직 등 격무에 지칠 대로 지친 탓이다.


전의비는 지난 23일 총회에서 진료 축소에 대해 논의하고 "다음 주부터 주 1회 휴진하기로 했다"며 "날짜는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휴진 이유에 대해 ""장기화된 비상상황에서 현재 주당 70~100시간 이상 근무로 교수들의 정신과 육체가 한계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대학별로 충남의대는 이달 26일부터 매주 금요일에 외래 휴진하고, 서울의대는 오는 30일 하루 휴진하며, 울산의대는 다음 달 3일부터 주 1회 휴진을 결정했다.


가톨릭의대는 오는 26일 진료축소 방법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으며, 성균관의대와 연세의대도 휴진을 검토 중이다.


지역의대 교수협의회장 A교수는 "지난 두 달간 교수들이 굉장히 지쳤다. 일부 병원에서는 체력적으로 너무 힘든 나머지 이미 사직한 분들도 있다. 앞으로는 이런 사례들이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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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이 05.01 00:38
    정부의 졸속행정으로 국민들만 고통받는다.  복지부장차관 물러나라. 이렇케 나라의 행정을 망쳐놓은 사람 파면이 당연하고 책임지고 물러나라. 의사증원은 좋치만 절차도 틀렷고 증원인원도 너무 많다. 탁상공론 밖에 모르냐.
  • 04.29 17:03
    댓글 무식한 박민수 차관같은 자들 투성이다. 그 자들 중 한병 걸리면 자신들이 끝장이라는 것을 모르나
  • 꺼져라 04.29 14:26
    얼렁 꺼져라..인간같지 않은것들..
  • 한경수 04.29 12:25
    빨리떠나라 씨방새들아.

    나리를전복시킬수있다고 착각하는 특권층들아.

    니들은 고생좀해야한다.

    용접이나 배워서  벌어먹고 살아봐라 일에대한 소중함을느낄것이다
  • 편편한 돌 04.29 11:26
    불통정부때문에 죄없는 환자들이 죽는다

    우리나라 의료가 세계최고라고 해 놓고 총선용으로 개혁?

    국민들은 알고 있다

    빨리 사과하고 보사부장차관을 파면하라
  • 박민수 04.29 11:15
    의사가 아닌 내가 보기에도 박민수 차관 말 듣기 거북하게 하는 재주가 있어.

    의대 충원 필요하지만 시도방법이 아주 서툴고 잘 못되었음 대파와 함께 총선 패배를 야기함
  • 일반 04.29 07:55
    이걸하나 저걸하나 샘샘이지머, 역시 철밥통이야. 면허증 하나따면 평생 우려먹는 직업, 목숨 넘어갈 때까지 꾸역꾸역~
  • 용접공 04.26 19:11
    사표 냈으면 가라 가 !  뭐하냐?국민들과 밀당하냐 ? 그만 좀 떠들고 제발좀 그냥 가라 !! 국민을 위한 의사 수입하게 ! 집에서 푹쉬어라 심심하면 용접 배우러간 의새 집에 놀러 가던지 ㅋㅋ
  • ㅇㅇㅇ 04.26 13:01
    네. 안녕히 가세요~~~ 멀리 안나갑니다 ㅋㅋ
  • 장길수 04.26 06:03
    제발 조용히 모두 떠나고 다시는 오지도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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