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최근 한 아이돌 그룹 출신 연예인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대상포진에 걸렸다고 언급하면서 백신과 대상포진의 상관관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이 대상포진 위험 요인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아청소년에 흔히 발생하는 수두는 대상포진의 한 변수로 볼 수 있다는 가설에 주목했다.
최근 몇 년간 대상포진 환자는 증가 추세다. 2020년 대상포진 환자 수는 72만4000여 명으로 전년보다 2.7% 감소했으나, 5년 전체 통계를 보면 늘고 있다.
주된 이유는 인구 고령화가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도 환자의 연령대별 구성이 60대, 50대, 70대 순으로 많았다.
수두 환자는 대부분이 10대 이하인데, 국내에서 코로나19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 수두 환자는 전년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수업 등으로 소아청소년들의 유치원과 학교 등에서의 접촉 빈도가 감소하면서 수두 유행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두와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ZV)’로 동일하다.
이 바이러스는 어릴 때 수두를 일으킨 뒤 사라지지 않고 몸 안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어른이 된 뒤 면역 시스템이 변화될 때 재활성화돼 대상포진으로 나타난다.
수두에 걸린 아이들은 집에서 부모 등 어른에게 바이러스를 전해줄 수 있다. 이렇게 수두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도 어른들은 수두에 잘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 어른의 몸에 새로 들어온 수두 바이러스는 면역체계를 강화해 몸 안에 잠복해 있는 대상포진 바이러스의 재활성화를 억제한다는 가설이 나와 있다.
2020년 1월 영국의학저널에는 가정에서 수두에 걸린 어린이와 접촉한 어른들이 대상포진에 걸릴 위험이 2년 이내는 33%, 10~20년 동안은 27%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 처럼 수두 환자와 접촉을 통해 면역이 강화되는 것을 ‘외인성 부스터 효과’라고 한다.
김영구 연세스타피부과 강남점 원장은 “소아청소년 수두가 성인 대상포진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내용은 추가 연구가 필요한 가설이지만 관심은 둘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