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병상 국립소방병원···'소방관 정신건강 치료 주력'
기본설계 마치고 이달 특수법인 등기 진행, 청력 상실 등 질환 전문연구소도 마련
2021.07.13 05:52 댓글쓰기
국립소방병원 조감도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소방공무원들의 잇단 부상·순직 등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정밀건강검진 시행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나 전국민적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가운데,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국립소방병원이 건립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9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임호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국립소방병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국립소방병원법)’이 금년 1월 12일 제정됐으며 지난해부터 소방병원 설립이 추진됐다. 
 
이 법안은 오늘(13일)부터 시행되며 소방병원은 충북 혁신도시(음성군 맹동면)에 건립된다. 국비 1128억원과 도·음성군·진천군 등의 지방비 200억원 등 총 사업예산 1401억원을 들여 300병상 규모 종합병원으로 세워질 예정이다. 
 
소방청 소방병원건립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달까지 기본설계가 끝났고 이달부터 10월까지 실시 설계에 들어간다. 내년 3월부터 본격 착공한다. 
 
21개 진료과목과 화상치유센터·정신건강센터·근골격계재활센터·건강검진센터 등 4개 센터와 소방연구소가 운영된다. 
 
추진단 관계자는 “소방공무원이 화재 현장에서 얻게 된 화상·골절 등의 신체 부상 치료와 현장의 참혹함을 겪고 나서 생기는 PTSD·우울증·수면장애 등 정신건강 치료 분야에 주력한다”고 운영 취지를 설명했다. 
 
소방건강연구소와 관련, 이 관계자는 “화재 현장에 다녀와 청력을 상실하는 소방공무원이 많아 청력 등을 포함한 소방 관련 질환을 연구할 방침”이라며 “다른 것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워질 병동은 2개다. 진천·음성 등 지역주민이 입원 가능한 일반병동과 소방공무원 전용 병동 등이다. 응급실 병동 옥상에는 응급환자의 헬기 이송을 위한 헬리패드가 설치됐으며 현재 승인 요청 중이다. 

특수목적법인으로 세워질 소방병원은 현재 법인 등기를 준비 중이다. 
 
추진단 측은 등기 일정과 관련해 “병원장을 포함한 임원 선발 중에 있으며 8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등기가 이뤄지면 이사회를 개최하고 병원 운영 위탁자를 공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소방청은 지난해 9월 서울대병원과 소방병원의 전문기술·의료인력·시스템 구축 등의 지원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서울대병원이 소방병원의 위탁운영자가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나 추진단에 따르면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 
 
지난해 순직·공상 소방공무원 1006명···정밀진단 건수 지자체별 '제각각'    
 
지난 6월17일 이천 쿠팡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공무원 1명이 고립돼 순직했다. 이어 같은달 29일에는 울산 상가 화재로 소방관 5명이 부상을 입고 그 중 1명은 치료 중 순직했다. 
 
소방청 소방정책과에 따르면, 소방공무원 순직·공상자 수는 2015년 411명 2016년 513명 2017년 659명 2018년 830명 2019년 827명 2020년 1006명 등으로 증가세에 있다.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소방공무원복지법) 제16조에 따르면 소방청장 또는 시·도지사는 소방전문 의료기관 등에서 소방공무원에 대한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해야 한다. 
 
특수건강진단 결과, 건강 이상자로 분류된 소방공무원에 대해 정밀건강진단을 실시할 수 있는데, 이는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그간 지자체 재량에 따라 시행돼 왔다. 
 
지난해 10월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은주 의원(정의당)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소방공무원 특수건강진단 현황에 따르면, 소방공무원 4만9575명 중 특수건강진단 결과 건강이상자는 2017년 2만6901명(62.5%) 2018년 3만577명(67.4%) 2019년 3만2756명(66.1%) 등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지자체별로 살펴보면, 2019년 정밀건강진단이 실시된 인원은 서울 2.1% 부산 0.8% 대구 24.1% 인천 0.7% 충북 26.5% 울산 81.2% 등으로 각각 달랐다. 세종과 전북의 경우 예산 미편성으로 실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추진단 관계자는 “지금껏 미흡하게 이뤄져왔던 소방공무원의 정밀건강진단이 소방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더 많이 이뤄질 것”이라며 “지자체 예산 등의 문제로 정밀건강진단을 못 받았던 타지 소방공무원들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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