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총파업 D-6···보건의료노조 vs 정부 '끝장 토론'
의료진 피로 누적 따른 번아웃 공감대 확산···공공의료 확충 등 이견 촉각
2021.08.27 05:4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정부와 노조가 핵심적인 이견을 좁히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공공의료를 확충하라”는 노조 측 주장에 대한 공감대는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8월 26일 제11차 노정교섭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보건노조와 보건복지부 간 11차 노정교섭이 오후 4시부터 시작됐다. 이번 교섭은 시간 제한없이 진행되는 이른바 ‘끝장 토론’으로 예고돼 과연 어느정도까지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창준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교섭 모두발언을 통해 “당국과 노조 모두 파업까지 가지 않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한다”며 “노조 측이 제시한 내용에 대해 당국도 전향적으로 검토해 답변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제안 중 코로나19 방역 현장서 생기는 의료진 번아웃을 막기 위해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사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그러면서도 이견이 있는 부분은 중장기 로드맵을 통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향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도 이날 비대면 백브리핑에서 “모두 열어놓은 상태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합의에 이르는 게 목표며, 양측이 최선을 다해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노조는 ‘의료진을 갈아넣는 방역체계’를 해결키 위한 대안으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코로나19 전담병원 인력기준 마련·공공의료 확충·생명안전수당 제도화·직종별 적정 인력기준 마련·불법의료 근절·의사인력 충원 및 공공의대 설립 등을 협상안으로 요구 중이다. 
  
방역현장 의료진 번아웃 등을 조속히 해결할 수 있는 사안에는 정부가 합의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노조 측이 핵심적으로 요구해온 공공의료 확충·의료인력 확대·교대근무제 개선 등 비교적 장기책으로 보이는 사안은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與 송영길·野 이준석 대표도 공감···방역전문가도 인력·자원 확충 주문
 
앞서 여야 대표들과도 간담회가 진행됐다. 
 
지난 23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노조와의 간담회에서 “공공의료를 포함해 노조가 요구 중인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보건의료인력 확충·공공의대 신설 등은 지극히 당연하고 필요한 일”이라며 노조의 핵심 요구안에 강한 동의를 표했다. 
 
이어 송 대표는 “코로나19를 예방하며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정책인 ‘위드코로나’체제로의 전환은 의료체계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면서 “의료진 희생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지속가능한 방역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25일 이준석 대표도 노조와의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시국인 만큼 보건의료 관련 요구는 우리 당의 최우선 순위로 두겠다”며 “노조 요구안을 면밀히 검토해 최대한 지원토록 경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살피지 못하는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이 야당의 존재 이유”라며 “예산·입법 사항에서 특히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역 전문가들도 의견을 보탰다. 26일 대한예방의학회·한국역학회로 구성된 ‘코로나19 공동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현재의 거리두기·방역정책으로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는 “추적·검사·역학조사 등으로 이뤄진 이른바 ‘K방역 시스템’은 코로나19의 장기화·대규모화 등에 따라 붕괴 직전의 한계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는 인력과 자원의 확충 없이 의료진의 헌신과 희생에 의존해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방역 인력과 자원을 시급히 확충해 접촉자 추적과 관리 역량을 대폭 늘릴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보건노조 관계자도 이날 교섭에 앞서 “공허한 약속과 말잔치 대신 실질적 공공의료 확충 등이 필요하다”며 “이 절실한 요구는 코로나19와 의료재난을 조속히 극복하기 위한 국민 모두의 요구일 것”이라고 호소했다. 
 
보건노조는 ‘온라인 총파업 대행진’을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했다. 참여자가 개별적으로  캐릭터를 꾸미고 SNS 상에 해시태그를 포함해 게재하면 행진하는 모습이 연출되는 방식이다. 
 
노조 측은 “총파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심을 높이고 다양한 비대면 활동 방식을 개척하기 위함”이라고 이벤트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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