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서울대병원 안과 김정훈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프라임 교정기를 활용한 동물모델 유전자 교정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기존에 프라임 교정기를 통해 식물·세포·배아의 유전자변이를 교정한 적은 있었지만 동물모델에서 성공한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이번 연구는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네이처 바이오 메디컬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IF=25.671)’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유전성 간질환과 망막질환을 앓는 두 개의 생쥐 모델을 활용했다. 각 모델에 사용할 프라임 교정기를 고안해 주입한 뒤 경과를 관찰했다.
첫 번째는 Fah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한 생쥐 모델이었다. 푸마릴아세토아세테이트 가수분해효소를 합성할 수 없으며, 이로 인해 유전성 티로신혈증을 앓는다.
프라임 교정기를 전달했을 때 푸마릴아세토아세테이트 가수분해효소 단백질 발현이 확인됐다. 효과적으로 유전자교정이 이뤄진 것이다.
두 번째 생쥐 모델은 Rpe65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했다. RPE65 단백질을 합성할 수 없는 선천망막질환 레버선천흑암시 동물모델이다.
마찬가지로 프라임 교정기를 체내에 전달했을 때, PRE65 단백질 발현이 회복되고 시각기능이 좋아졌다.
망막 전기 반응을 측정하는 망막전위도 검사에서 a파와 b파가 정상 대비 각각 59%, 27% 수준까지 회복됐다. 시력을 측정하는 시운동 반응 검사에서도 정상 대비 83%까지 회복됐다.
양쪽 생쥐모델 모두 원하는 교정 효과 이외 비표적 및 방관자효과와 같은 부작용은 현저히 적었다.
비표적효과란 본래 목표가 아닌 다른 부위에서 유전자가 발현하는 부작용이며, 방관자효과는 교정 과정에서 옆에 있는 염기가 영향을 받는 부작용이다.
이번 연구는 최초로 동물모델에서 프라임 교정기 활용에 성공하면서, 유전자가위 연구에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여러 발전을 거쳐왔다. 최초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DNA 이중나선을 절단하는 기술이다. 다만, 절단에 따른 부작용이 있었다.
이후 절단을 하지 않는 염기교정기가 개발됐지만 교정할 수 있는 유전자변이가 제한적이며 비표적효과나 방관자효과가 발생했다.
반면 프라임 교정기는 모든 종류의 유전자 변이를 교정할 수 있으며, 충분한 치료효과를 보이면서도 비표적효과 등 부작용도 적다.
획기적인 기술이지만 적합한 프라임 교정기를 고안하기가 쉽지 않아 동물 단계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
김정훈 교수는 “유전자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 및 가족을 위해 유전자 교정이나 치료제 개발을 위한 많은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선천망막질환 환아를 위한 프라임 교정기를 개발 중이지만 환자 수가 매우 적어 상업적인 투자나 지원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김 교수는 “국가가 지원하는 임상연구 기회가 주어진다면 선천망막질환 환자 치료를 위해 이번 연구 성과를 활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