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차병원그룹 오너가(家) 차바이오텍 지분 변화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를 두고 오너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준비작업이라는 분석과 함께 주주가치 제고로 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너 2세인 차광렬 차병원그룹 글로벌종합연구소장 및 특수관계인이 차바이오텍 주식 164만5479주를 확보하면서, 총 지분 보유율이 2%p 증가한 30.94%가 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차광렬 소장 6.11%, 부인 김혜숙 0.9%, 장남 차원태 차병원그룹 부사장 4.43%, 장녀 차원영 2.21%, 차녀 차원희 1.8% 등으로 나눠갖고 있다. 일가 지분은 총 15.46% 수준이다.
나머지 절반은 차병원그룹 소속 3개 재단법인 및 4개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다. 이중 케이에이치그린(KH그린)이 9.77%, 성광학원이 3.87% 순으로 지분 비중이 높다.
사실상 KH그린이 차바이오텍의 1대주주인 것이다. 이번 지분 변화도 KH그린이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BW) 287억원 정도를, 회사주 144만4505주로 전환하면서 이뤄졌다.
물론 성광의료재단도 CB 40억원을 회사주 20만974주로 변경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부분은 부동산 임대업을 주 사업으로 하는 KH그린의 최대주주가 차원태 부사장이라는 점이다.
당초 차광렬 소장이 최대주주로서 지분 40.04%를 보유했지만 2019년 5월 대주주 지위를 차원태 부사장에게 넘겨줬다.
그런데 올해 초까지만 해도 차바이오텍 2대주주였던 KH그린이 금년 4월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자연히 차원태 부사장의 차병원그룹 계열사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경영 승계 작업이란 해석이 힘을 얻었다.
차원태 부사장이 KH그린을 통해 차바이오텍과 이하 계열사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 구조의 정점을 차지하면서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차병원그룹은 차바이오텍을 중심으로 CMG제약, 차헬스케어, 차메디텍, 차케어스, 차백신연구소, 차바이오랩,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엘바이오, 서울CRO 등 10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일각에선 경영 승계 작업으로 확대 해석보다는 주주가치 제고 경영 전략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한동안 힘을 쓰지 못했던 주가로 인해 실망감을 드러냈던 주주들을 위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친화 행보를 하기 위한 노력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바이오텍 지분 확보가 오너 3세 경영 승계를 가속화하는 것인지, 주주친화정책 일환인지 현 시점에서 판단을 내리기보단 좀 더 상황을 지켜보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