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병원도 직장이므로 병원마다 직원들 만족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병원 직원들이 생각하는 근무 만족도는 어떨까.
데일리메디가 상급종합병원 45곳을 중심으로 기업정보 사이트 잡플래닛 내 평점 및 리뷰를 살펴봤다.
잡플래닛은 기업에 재직 중이거나 재직 경험이 있는 전·현직이 기업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트다. 익명성 기반인 만큼 100% 신뢰하기는 어렵지만, 심사를 거쳐 승인된 리뷰만 반영하는 까닭에 구직자들 사이에서 기업 분위기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잡플래닛에 따르면 45개 상급종합병원들의 평균 평점은 14일 기준 3.04점(5점 만점 기준)이었다. 일반적으로 3점 이상을 기록한 회사는 ‘다닐 만한 회사’로 평가받는다. 상급종합병원답게 직원들 근무만족도가 어느 정도 충족된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차이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수도권 22개 병원 평균 3.00점, 비수도권 23개 병원 평균 3.07점으로 전체 평균 3.04점과 대동소이했다.
반면 국립대 병원과 사립병원 간 차이는 다소 있었다. 국립대 병원 12개 평균 3.26점으로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사립병원의 경우 33개 평균 2.95점으로 전체 평균보다 다소 낮았다.
전체 병원들 중 최상위를 차지한 병원은 칠곡경북대병원이었다. 칠곡경북대병원은 3.9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그 뒤를 삼성서울병원(3.5점), 서울아산병원·분당서울대병원·경북대병원(3.4점) 등 이었다.
일명 ‘빅5’로 불리는 상급종합병원 5곳의 평점은 높게 나왔다. 앞서 언급한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해 서울대병원 3.3점, 신촌세브란스병원 3.2점, 서울성모병원 3.1점으로 모두 3점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인천성모병원과 한림대성심병원은 최하위 멍에를 얻었다. 두 병원은 각각 2.4점으로 45개 상급종합병원 중 가장 낮은 평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가천대 길병원·순천향대 천안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2.6점), 동아대병원·인제대 부산병원·삼성창원병원·순천향대 부천병원(2.7점) 등의 평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인천성모병원에 대해서는 ‘속빈 강정’이라는 평이 많았다. 상급종합병원인 까닭에 겉으로 보기에는 좋아 보이지만 내부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
한 전 직원은 리뷰를 통해 “대학병원이라는 장점은 있다. 또 외부적으로는 인정받는 분위기가 있다”며 “하지만 내부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발전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정작 직원에게 돈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직장내 태움(괴롭힘 문화)도 만연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한림대성심병원의 경우 군대문화를 비롯한 조직 문화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워라밸(워크-라이프 밸런스)의 부족함도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혔다.
한림대성심병원의 한 전 직원은 “조직 내에서 소위 정치질이 심하다. 소문도 쉽게 나는 편”이라며 “다른 메이저병원 들어갈 때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은 나쁘지 않다. 군대 문화는 좀 줄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심병원에서 근무 중이라는 한 직원은 “연봉은 잘 나온다”며 “하지만 워라밸을 포기해야 한다. 업무량에 비하면 연봉이 많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연봉 상승률도 그저 그렇다”고 토로했다.
이는 근무환경이 좋은 병원들과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최고점을 기록한 칠곡경북대병원 직원은 “업무강도는 높지만 본원보다는 낮다”며 “급여와 복지가 좋고, 연차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상당히 괜찮은, 국립병원다운 수준”이라는 평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