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H2프로젝트, 상급종합병원 '유리' 중소병원 '답답'
300병상 설립시 상종은 30점 가점, 80병상 규모 전문병원 별도 설립해야
2021.07.14 11:5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하남시에 최소 300병상 규모 의료기관을 설립하는 ‘H2 프로젝트’를 두고 중소병원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사업을 주관하는 하남도시공사가 상급종합병원 사업자에게만 가산점을 주는 지침을 고수하면서 사실상 종합병원급 의료기관들은 승산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14일 병원계에 따르면 하남도시공사가 발주한 H2 프로젝트는 하남시 창우동 일대 부지에 종합병원 및 호텔, 컨벤션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최근 한화건설-경희의료원 컨소시엄이 공모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의료계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하남시는 위례, 미사, 감일, 교산 등 여러 신도시가 포진해 있지만 이렇다 할 대형 의료기관이 없다. 현재 개발 중인 지구에 입주가 시작되면 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큰 병원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에서 얼마 남지 않은 ‘좋은 입지’다.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는 H2 프로젝트는 이 지역 진출을 고려하던 병원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특히 공모 요건인 ‘300병상 이상 병원설립’은 중소병원도 도전해 볼 만한 요건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군소 병원에게 상황은 마냥 녹록지 않았다. 하남도시공사가 상급종합병원 사업자에게만 가산점 30점을 부여하겠다는 지침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은 가산점을 포함해 180점 만점으로 심사가 이뤄진다. 상급종합병원 참여자의 경우 만점의 17%에 해당하는 점수가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종합병원 외 80병상 규모 전문병원을 별도로 설립해야 한다는 조건도 더해졌다. 사실상 500병상 규모의 병원을 요구하는 셈이다. ‘본원보다 큰 분원’ 조건에 많은 중소병원이 참여를 포기하게 됐다.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가뜩이나 전문병원 운영 요건이 까다로운 상황에서 80병상이란 기준은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이 아니면 충족하기 어렵다”며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에선 참여가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공모 요건에 대해 하남시 측은 “보다 양질의 의료기관을 지역에 유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남시 관계자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지역조민들에게 풍부한 시설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역민들이 규모가 크고 유명한 의료기관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상급종합병원 사업자에 대한 가산점을 책정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모 요건에는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으로 명시했지만, 일반적으로 대학병원 사업자는 향후 사업성을 따져 500병상 이상 규모로 제안서를 제출한다”며 “하남시 인구 증가세를 고려하면 보다 많은 병상을 설치할 수 있는 사업자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남도시공사는 오는 7월19일까지 H2프로젝트 민간사업자 지정신청서 및 사업계획서를 접수한다. 이후 평가를 거쳐 8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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