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醫 '소고기는커녕 삼겹살도…'
개그 빗대 재정적 어려움 호소, 노환규 의협 회장 이례적 참석
2013.03.17 09:44 댓글쓰기

강원도의사회 지도부가 재정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요즘 유행하는 소고기 개그를 빗대 지역의사회의 재정 상황을 거론했다.  

 

김남두 강원도의사회 의장은 16일 호텔인터불고원주에서 열린 정기총회[사진]에서 "예전에는 정기총회 때 소고기를 먹었다. 그런데 이제는 삼겹살도 먹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정기총회가 축제 분위기여야 하는데 매우 가라앉았다"며 "참석 인원도 적다. 우리가 전국 시도의사회 중 가장 가난한 상황"이라고 고백했다.

 

김 의장에 따르면 강원도의사회는 '2013년도 예산안'으로 총 3억2505만6000원 통과시켰지만, 실제 예산 규모는 약 1억2000만원이다.

 

명목상 예산과 실제 예산이 2억원가량 차이가 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내년부터 실 예산으로 의사회를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원도의사회 회비 납부율은 2010년 76%에서 2011년 55.3%로 급격히 하락했다. 지난해 60.6%로 다소 회복했으나 회원 수가 적어 재정적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신해철 강원도의사회장은 "도 예산이 없어 지난해 춘천시의사회 예산을 많이 가져다 썼다"며 "시 의사회가 하는 사업에 도 의사회가 젓가락만 얹어달라고 부탁할 정도"라고 했다.

 

그러자 김 의장은 "도의사회 회장 정도면 차도 사고 아파트도 장만해야 하지만, 예산이 워낙 적어 삥땅 칠 게 전혀 없다"는 농담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다시 강조했다.


노환규 회장, 일차의료 특별법 등 거론

 

이번 강원도의사회 정총에는 노환규 의협 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간 강원도의사회 행사에 의협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드물었다.

 

노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 추진을 예고했다. 노 회장은 "잘못된 의료제도에 대해 정부의 인식은 작지만, 정치인은 있다"며 "곧 특별법이 발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회장은 "일차의료를 붕괴로 이끄는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고자 제도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오랫동안 암울한 소식에 지친 모습이 오늘 정기총회에 나타난 것 같아 안타깝다. 희망을 가져달라"고 했다.

 

의료공제회 법인화에 대해선 보건복지부와 이견이 있음을 밝히며 상황에 따라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복지부는 장기적으로 공제회가 모든 의료인을 포함하는 형태로 발전하길 원하지만, 의협은 산하기관으로 운영하고 싶어해 견해차가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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