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국내 연구진이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에어로졸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를 위해 3D 바이오 프린팅으로 인체 호흡기와 동일한 모델을 제작하고, 이를 활용해 유해인자별 독성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를 개발하게 된다.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정성환, 박정웅, 경선영 교수팀과 흉부외과 손국희 교수, 가천대학교 이진우 교수팀은 최근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지원으로 환경성질환 예방관리 핵심기술개발사업의 일환인 ‘환경성 폐질환 독성 예측 플랫폼 개발’을 올해부터 향후 5년간 4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진행한다.
이번 연구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에어로졸 형태의 다양한 보존제 및 살균제, 방부제 같은 살생물제를 비롯한 미세먼지, 황사와 같은 실내외 대기오염물질의 독성을 신속히 평가하고 관리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다.
과거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환경유해인자로 인한 폐질환은 보건분야 위기를 유발하고 있다.
2020년 2월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실외 대기오염에 따른 조기 사망자는 전 세계에서 연간 45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적으로 천식, 호흡기질환 같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질환으로 연간 2조9천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며, 이는 전 세계 총생산(GDP)의 3.3%에 달하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는 에어로졸 형태의 환경오염물질의 인체 독성을 예측하고, 동물시험을 대체하며 다양한 환경 유해물질에 의한 호흡기질환 발생 기전을 규명하는 것이 목표이다.
연구는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인체 호흡기(인후, 기관, 기관지, 폐)를 실제 조직과 유사하고 정밀하게 구축하는 것으로 시작되며, 3D 호흡기 모델 제작은 손국희, 이진우 교수의 협동 연구로 진행된다.
이렇게 구축된 3D 호흡기 모델에 국내 실내외 대기환경을 고려한 에어로졸 형태의 환경유해인자를 노출시킨다. 이후 각 환경유해인자가 인체 호흡기에 어떤 경로로 유입되고 질병을 일으키는지 분석하게 된다.
이를 통해 에어로졸의 세포노출기술을 확립하고, 각각의 환경유해인자에 대한 독성을 개별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결국, 호흡기 독성 예측 바이오마커를 개발하고 환경성 폐질환 독성 예측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이다.
구체적으로 ▲시험물질 대상 선정 및 에어로졸 노출시스템 제작 ▲3D 인체 호흡기 모델에서 환경유해인자가 미치는 호흡기 독성 영향 평가 ▲환경유해인자에 의한 환경성 폐질환 영향인자 데이터 베이스 구축 ▲동물모델을 통한 환경유해인자 바이오마커 후보 재현성 확인 ▲환경성 폐질환 관리를 위한 환경유해인자별 관리방안 등이 이뤄진다.
정성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호흡기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유해인자를 분석하고 나아가 이를 관리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며 “호흡기질환 예방과 환경성 폐질환 발병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