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세브란스병원은 장기이식센터 이재근 교수와 간센터 이혜원 교수가 최근 간부전은 물론, 신장 기능 저하, 뇌부종, 호흡 부전 등을 앓던 환자를 대상으로 에크모(ECMO)를 활용한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환자는 수술 3개월 만에 휠체어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됐다.
전남 여수에 거주하는 이복례 씨(여, 57세)는 유전적으로 B형 간염이 있었고, 2017년 간경화 초기 판정을 받았다.
올해 1월 중순 배 속이 더부룩하게 부풀어 오르고, 황달이 심해져 여수의 한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2월 1일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를 급히 찾아 긴급 처치를 받았다.
이후 간센터 이혜원 교수가 이복례 환자의 간이식 대기자 응급도 평가(MELD)를 수행했는데, 40점으로 최고 응급상황이었다.
이복례 환자는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에 대기자로 등록되어 공여자를 기다렸고, KONOS으로부터 뇌사자의 간을 이식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식 수술 전날 이복례 환자의 의식과 신장 기능 저하가 찾아 왔다. 또 뇌부종, 폐부종이 발생해 응급으로 투석까지 시행했다.
의료진은 긴급 논의 끝에 ECMO(체외막산소화요법)를 환자에게 달고, 지난 2월 3일 밤 11시 30분에 시작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7시간 30분에 걸쳐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후 5일이 지난 2월 8일 에크모, 일주일이 지난 2월 10일에는 인공호흡기와 지속적 투석기가 제거됐다. 2주 후에는 일반 병실로 이동됐다.
수술 3주 후부터 침상 옆에서 관절 근육이나 힘줄이 수축돼 운동이 제한되는 것을 막고자 재활을 시작했고, 수술 2달 후부터 침대 밖에서 휠체어 타는 연습, 보조기를 잡고 서는 운동 등이 가능했다.
이재근 교수는 “ECMO를 달고 진행하는 뇌사자 간이식은 국내에서도 흔하지 않은 사례로, 이번 환자분은 거의 사지 마비 상태에서 지금은 건강하게 퇴원한 경우”라고 말했다.